[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급등, 장중 1,070원을 넘어섰다. 종가는 달러당 1,069.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7.6원 상승했다.

Like Us on Facebook


장중 환율이 달러당 1,07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28일(고가 1,070.1원)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만에 1,050원대에서 1,070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6일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13.5원 급등한 1,074.9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과 달러·엔 환율 하락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환율 급등의 주요 요인은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3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다.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4만8000명(계절 조청치)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고, 실업률(5.9%)은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미국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 강세 속도가 빨라졌다. 전문가들은 '슈퍼 달러'의 위력이 당분간 이어져 원·달러 환율이 이달 안으로 달러당 1,080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이달 중 1,084.7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계획을 명시적으로 밝히기 전까지는 달러화가 계속해서 강세를 띨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도 물량과 추가 달러 강세 요인의 부재 등으로 환율이 1,080원대 중반 이상으로는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대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10엔을 다시 넘어설 수 있을지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결정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원화 자산 매도 가능성이 커진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수출업체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급격한 엔저 현상은 속도조절에 들어선 모양새다. 달러·엔 환율은 소폭 하락해 달러당 109엔대 중반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