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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제일초등학교 운동장.
6학년 2반 어린이들의 개인 장애물 달리기가 시작됐다.
출발 신호와 함께 연골이 더 성장하지 않는 '연골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김기국(12)군도 함께 스타트라인을 뛰쳐나갔다.
또래보다 20∼30cm나 작은 김군과 함께 신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군이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출발 몇 초도 안돼 간격은 어김없이 벌어졌다. 순식간에 김군을 제외한 3명 모두 장애물을 넘어 결승선을 코 앞에 뒀다.
그 순간, 앞선 친구들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힘겹게 뒤따라오는 친구 기국이를 기다렸다.
아이들은 기국이가 장애물을 다 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결승선을 걸어 들어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김군의 가족은 물론 교사와 주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1등'도 '꼴찌'도 없는 무승부였다.
김군의 아버지 김대열(54)씨는 "마음이 뭉클해서 정말 아무 말도 안 나왔다. 어린 녀석들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아들이 끝까지 달릴 수 있게 손잡아줘서 고맙고 또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 사연은 때마침 학교를 지나가던 한 시민이 사진을 찍어 '감동적'이라며 온라인 게시판에 소개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 속 학생들은 나란히 서서 서로 손을 잡고 결승선을 향해 걷고 있다. 맨 오른쪽에 서 있는 김군은 눈물을 닦는 듯이 손을 얼굴에 올려놓고 있다.
홍정표 제일초교 교장은 "운동회가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이 김군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며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준비한 이벤트였다"며 "학생들은 오히려 '이게 대단한 일이냐'며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