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취임 후 두 해 연속으로 국회에서 한 '2015년도 예산안 정부 시정연설'을 앞두고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하는 등 연설문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편성하는 예산안이자 지금이 경제살리기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에서 막바지까지 연설문 문구를 가다듬는데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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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시정연설 준비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였다.

박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지난해 11월18일 시정연설에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당연히 올해도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직접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정기국회 시작에 맞춰 준비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가 개회한 이후 여야 협상이 잘 안되고 있었지만 시정연설이라는게 이르면 10월초에도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때부터 준비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준비 작업은 우선 경제수석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연설 자체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설명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발표 당시 제시한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 3대 추진전략에 맞춰 예산안을 설명해 나가는 시정연설의 포맷은 수차례의 관계자 회의와 박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거쳐 정해졌다고 한다.

한 인사는 "과거 총리가 대독할 때와 같이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줄줄이 늘어놓는게 아니고 우리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어떻게 예산이 편성이 됐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새로운 포맷"이라고 전했다.

또 청와대 각 수석실에서 시정연설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내용의 보고자료 및 의견을 올렸고, 이를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취합한 뒤 취사선택 과정을 거쳐 연설문 초안의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박 대통령이 연설문의 문안과 문구 하나하나를 살피며 수정, 첨삭 등의 작업을 하는 등 막판까지 준비에 공을 들였고, 이에 따라 이날 오전에야 연설문 최종본이 완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연설문에는 이날 오전 발표된 내용이 소개됐다. "오늘 발표된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89개 나라 중 역대 최고 순위인 5위를 차지하였고 G20 국가 중에서는 1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3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기업환경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내용이 그 부분이다.

취재진에 시정연설문은 연설 시작이 18분 전인 오전 9시42분에야 배포됐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연설문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내용이 상당 부분 추가됐다는 후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는 재정과 관련돼 있어서 당연히 연설문에 포함될 이슈 가운데 하나였지만, 공무원연금 개혁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기면서 연설의 주요 내용으로 부각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된 내용을 어느 정도 강도와 비중을 둘 것인지를 계속 고민했고, 마지막에 이를 상당히 강조하는 쪽으로 정무적 판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