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일본 중앙은행의 '깜짝' 추가 양적완화 결정에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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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3.0원 오른 달러당 1,068.5원이다.

원·달러 환율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한 지난 2월 3일(달러당 14.1원 상승)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월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집중돼 전날 종가보다 2.4원 하락한 달러당 1,053.1원으로 출발했다.

이후 글로벌 달러화 강세 흐름을 반영해 1,050원대 중후반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소식이 날아들자 수직 상승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중 자금 공급량을 지금보다 10조∼20조엔 늘리기로 했다. 1년간 사들이는 자산이 현재의 약 60∼70조엔에서 80조엔까지 확대하는 결정은 시장이 예상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 발표 이후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11.25엔까지 올랐다. 이는 2008년 1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달러·엔 급등과 함께 달러화는 원화를 비롯해 호주 달러 등 아시아국가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엔저가 가속화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수출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도 원화 가치 하락의 요인이 됐다.

이에 앞서 지난 30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하루 새 달러당 8.2원이나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드러낸 것이 원·달러 환율 급등 이유였다. 이틀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21.2원이나 뛰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70원대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후 4시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종가보다 5.04원 하락한 961.24원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한때 100엔당 950원대로 떨어져 지난달 26일(958.73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아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3% 폭등한 16,413.76에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시황판을 바라보는 일본 시민의 모습 (AP=연합뉴스)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결정으로 글로벌 증시는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증시가 초강세였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83% 폭등한 16,413.76에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토픽스 지수도 4.28% 올랐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0.28% 오른 1,964.43으로 마감했고,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0.98% 상승한 8,974.76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채권 금리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반응해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금리가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