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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올해 남은 11월과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현재와 유사한 1%대 초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3%에 이어 2년 연속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물가가 하락하는 엄밀한 의미의 디플레이션까지는 아니지만 일본을 ‘잃어버린 20년' 으로 몰아넣었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를 증폭시키는 지표들은 더 있다.
10월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성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에 그쳤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절과 지정학적 요인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이 낮다는 것은 수요도 부진한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에 대체로 선행하는 생산자물가 하락세도 뚜렷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월보다 0.4% 떨어진 105.24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가 하락하면 생산자는 같은 물량의 제품을 팔아도 매출액이 줄고 소비자물가도 내려간다. 이는 근로자 소득 감소,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른 국가보다도 낮다. 특히 올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같은 달 일본의 3.2%보다 2.1%포인트 낮아 사상 최고의 격차를 보였다.
또 현재 한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디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1.9%)과 8월(1.8%) 2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유럽연합(EU)은 9월(0.4%)까지 9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EU의 물가 상승률은 6월 이후 둔화하고 있다.
영국은 9개월째 1%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중이며 독일은 3개월째, 프랑스는 7개월째 0%대 물가 상승률에서 각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도 8월과 9월에 각각 1.7%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였고 경제 성장률이 7%를 훨씬 넘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9월에 1.6%에 그쳐 5개월 만에 다시 1%대로 주저앉았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회복 지연,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원화 강세 등으로 저물가가 지속되고 있다” 면서 "내년에도 미약한 경기 회복세와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저물가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공급 측면에서 환율의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수요 측면에서 내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