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예원 기자] =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직접 사살한 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 대원의 신원이 공개됐다. 그러나 네이비실측은 로버트 오닐의 주장은 거짓이며 빈라덴을 저격한 대원은 따로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Like Us on Facebook


6일(현지시간) 예비역 상사 로버트 오닐(38)은 자신이 빈 라덴에게 처음 사격을 가해 치명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2011년 5월 네이비실 최정예 ‘팀6' 에 소속됐던 오닐은 미군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던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기습할 때 빈 라덴의 침실로 가장 먼저 진입한 6명 중 한 명이었다.

오닐은 “빈 라덴이 문 앞에 나타났을 때 맨 앞에 있던 대원이 사격했지만 빗나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 안으로 굴러 들어갔을 때 빈 라덴임이 분명한 사람이 한 여성의 어깨를 잡고 앞쪽으로 밀려 하고 있었다” 며 “곧바로 머리에 총탄 두 발을 쐈고, 빈 라덴이 쓰러진 뒤 한 발을 더 쐈다” 고 설명했다.

오닐은 빈 라덴의 은신처에 많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있는 것은 물론 곳곳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을 것으로 생각해 살아 돌아오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사람들은 신원이 공개되면 이슬람국가(IS)의 표적이 될 것이라 걱정한다” 며 “하지만 나는 현관에 큰 표식을 그려놓고 와서 잡아가 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원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9·11 테러 희생자 유족과 만나 이야기하던 과정에서 그동안 비밀로 지켜 오던 자신의 역할을 공개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비실측에 따르면 그간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보복을 우려해 빈 라덴을 사살한 대원의 신원을 비밀에 부쳐왔으며 앞으로도 이 사실을 외부에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비실측은 그는 20년 만기복무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강제전역되었으며 이는 1급 작전사항을 대중매체에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여러 번의 사전경고와 시정조치에도 오닐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오닐이 신원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만기복무 기간을 채우지 않고 제대하면서 건강보험이나 연금 등 각종 혜택이 끊겼기 때문” 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네이비실은 허리디스크, 관절염 등을 앓고 있던 오닐에게 건강보험 혜택조차 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네이비실은 전역한 오닐에게 미시간 주의 맥주 배달 일자리 등을 추천했고, 오닐은 현재 동기부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400여 번의 전투 임무를 수행한 오닐은 은성훈장 2번을 포함해 52번 훈장을 받았으며, 영화 '캡틴 필립스'의 내용인 소말리아 해적 납치 선박 구조작전에도 투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