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가 20일(현지시간) 연례보고서를 내고 "북한은 미·중관계에서 가장 위험스러운 화약고의 하나가 될 잠재성이 있다" 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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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만일 북한에서 정권 붕괴 또는 대형 인도주의적 재난을 빚을만한 일이 일어난다면 미국과 한국, 중국의 동시다발적 군사개입을 초래하면서 한국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중국의 북한 비상사태 대응과 관련해 "중국은 상황 안정과 영향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일련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북·중 경비를 강화하고, 국경을 넘어 핵무기 확보를 시도할 것이며, 통일 한국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활용하면서 주한미군을 남한에 묶어두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로서는 한국과 중국, 미국이 북한 정권 붕괴 때 개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들임에도 서로의 의도를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며 "사고와 오판, 분쟁을 막기 위한 한·미·중 3국 간의 소통이 위험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서울에 있는 미국 관리들은 모든 종류의 한반도 유사사태에 대비해 한국과 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은 한국과 북한 붕괴문제를 협의하기 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공식으로 중국과 한국의 싱크탱크 학자들은 북한 정권붕괴를 논의하고 있으며 정권붕괴 전쟁계획에 가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중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수십년간 중에서 최악(lowest point)의 상황에 처해있다"며 "2012년말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정세의 안정을 깨뜨리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실망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 정세 안정의 관점에서 북한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을 중국과 (미국과의 동맹인) 한국 사이에서 완충지대로 삼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추진하는 대북 관계의 근본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중국이 북한 핵프로그램을 진정으로 우려하는 것은 주로 2차적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중국은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미국이 한반도 주둔과 군사력을 강화하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며 일본과 한국의 자체 핵개발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지만 국제사회와 북한 사이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6자회담 관련국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 2000년 초당파적으로 설립된 이 자문기구는 중국의 경제·군사력 동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의회에 권고하고 있다.  

위원회는 또 이날 연례보고서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출범한 이후 미국과 중국의 긴장과 대립이 심화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우발적 군사충돌의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2년전 시 주석이 권력을 잡은 이후 미·중 관계가 동·남중국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의 야망에 의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수십 년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유지돼온 미국의 우월적 지위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시진핑 정권이 과거 중국의 정권보다 미·중 양자관계에서 더 높은 수준의 긴장을 유발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불행히도 미·중간의 대립적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