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담뱃세 2천원 인상으로 내년 1월부터 담배가격이 1갑당(20개비)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오르면서 담뱃값에 붙는 건강증진부담금(담배 부담금)도 1갑(20개비)당 현행 354원에서 841원으로 껑충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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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담배 부담금 수입으로 조성하는 건강증진기금도 올해 2조30억원에서 2015년 2조7천189억원으로 늘고, 이 기금에서 끌어쓰는 국가금연지원서비스 사업예산도 2014년 113억원에서 2015년 1천475억원으로 급증한다. 무려 1천205% 증가한 수치다.
복지부는 이 재원을 내년에 청소년 흡연예방 및 여성 금연지원, 저소득층 흡연치료 지원사업 등에 쓰기로 했다.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을 미리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10%에 불과했던 청소년 흡연예방 및 교육사업을 전체 초중고등학교 대상으로 확대하고 관련예산도 올해 444억1천500만원으로 대폭 늘렸다. 내년에 새로 학교 밖 청소년 30만명을 대상으로 금연지원사업을 벌이며,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어린이에 초점을 맞춘 금연교재와 동영상 등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옆걸음을 하는 청소년 흡연율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담뱃값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금전적 부담으로 청소년이 담배를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금연정책이 뒷받침되면 자연스럽게 청소년 흡연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담배가격에 대한 소비 탄력성을 고려할 때 이번 담뱃값 2천원 인상으로 8% 포인트 정도 흡연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청소년은 가격 탄력성이 3배 이상 높아 청소년에게 강한 금연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4년말 담뱃세를 500원 올리자 57.8%에 달했던 성인남성흡연율(2004년 9월)은 44.1%(2006년 1월)로 13%포인트 떨어졌고, 구매력이 약해 가격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의 흡연율은 6개월만이 4분의 1 정도로 뚜렷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 남자 청소년 흡연율은 10년 전(2005년 14.3%)과 비교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결과를 보면, 중고등학교 남학생 가운데 14%가 최근 한 달 안에 하루 이상 담배를 피웠다.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은 4명 중 1명(24.5%)이 흡연자였고, 6명 중 1명(16.4%)은 날마다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복지부는 그러나 이번 예산국회에서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조항이 통과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며, 올해 안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합의해서 반드시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복지부는 "흡연 경고그림은 대표적인 금연정책으로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 당사국의 약 50%인 77개 국가에서 이미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