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ke Us on Facebook
정유사들은 매주 화요일 0시 기준으로 공급가를 내놓는다.
16일 SK에너지는 휘발유 공급가를 ℓ당 1천625원에서 1천577원으로 48원 내렸고, 경유는 1천462원에서 1천422원으로 40원, 등유는 951원에서 906원으로 45원 내렸다.
GS칼텍스는 휘발유 공급가를 1천574원으로 46원 내렸고, 경유는 1천417원으로 37원, 등유는 912원으로 41원 인하했다.
정유사들의 공급가는 일종의 기준 가격일 뿐 실제 주유소와 거래할 때는 지역별·업소별로 가격이 달라지고, 정산을 월말에 미뤄서 하는 등 가격 결정요인이 복잡해 곧바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급가를 내리면 시차를 두고 판매가도 따라 내린다.
지난 9일 공급가를 60원 이상 내리자 11일 경기도 화성의 휴게소 주유소 두 곳이 ℓ당 휘발유 판매가를 1천498원으로 내리더니 이날 오전 11시 현재 '1천400원대 주유소'는 5곳으로 늘었다.
대구 서대구로의 알뜰주유소인 영신주유소가 ℓ당 1천478원으로 전국 최저가를 기록하고 있고, 인근의 주유소 2곳이 각각 1천498원과 1천499원에 팔고 있다.
1천500원대 주유소도 9일 460곳(오전 11시 기준)에서 일주일 만에 2천760여곳으로 대폭 늘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는 1천688원에서 1천658원으로 30원 내렸다.
주유소 사장 이모씨는 "유가가 매주 이렇게 떨어질 줄 모르고 지난달 정유사에서 기름을 너무 많이 공급받아 300만원 정도 손해봤다"며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도 공급가는 40∼50원 정도씩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이달 말까지 공급가 하락이 반복되면 '1천400원대 주유소' 역시 속속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이제야 차 몰고 다닐만하다'는 말이 나오겠지만, 정유사들은 초비상이다.
유가가 올라야 이익을 보는 구조인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올해 적자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3분기까지 낸 적자가 9천711억원인데, 10월1일 배럴당 93.52달러였던 두바이유 가격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더니 이날 59.56달러로 60달러선마저 무너졌다.
비싸게 들여온 원유를 제값에 못 파는 상황이다 보니 정유사들의 재고평가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최악의 4분기'가 확실시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은커녕 상당 기간 저유가 상태가 계속될 전망이라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