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사건의 주인공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재벌가 자제의 비뚤어진 오너십과 어이없는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보면서도 예기치 않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극도로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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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재벌가 3∼4세 가운데 크고 작은 사건들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거나 법의 심판을 받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때마다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면서 특권의식만 강화하다 보니 제대로 된 현실감각을 기르지 못하고 심지어 기본적인 윤리의식마저 부족하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 장남인 고 신동학씨는 2000년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단속 경관을 매단 채 질주해 중상을 입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신씨는 이밖에도 마약 복용과 폭행 등 잇단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며, 2005년 태국 여행 도중 실족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물류업체 M&M의 전 대표인 최철원(45)씨는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최 씨는 2010년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탱크로리 기사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2천만원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주가조작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대에 선 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39)씨도 재벌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구 씨는 자신이 대주주인 물류업체 범한판토스가 은행에서 250억원을 대출받게 한 뒤 담보 없이 이를 빌려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코스닥 상장사인 미디어솔루션의 인수과정에서 해외투자자들이 동참하는 것처럼 꾸며 시세차익을 혐의로 기소돼 2011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국적자인 구씨는 주식양도세 20억원을 내지 못하겠다며 소송을 내 최근 조세심판 청구소송에서 이겨 '검은 머리 외국인'에 의한 국부유출이라는 지적을 불러오기도 했다.

구씨는 LG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정회 창업고문의 손자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4) LIG 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2) 전 LIG건설 부사장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2천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기소됐다.

두 형제는 사기성 CP 발행을 주도한 혐의 사실이 인정돼 지난 7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중원(46)씨는 지난해 사기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인에게 1억5천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다.

박 씨는 앞서 2007년 코스닥 상장사인 뉴월코프를 자본 없이 인수하고도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것처럼 공시해 주가를 폭등시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으며, 형 집행 중이던 2010년 12월 가석방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동원(29) 씨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대그룹 3세인 정모(22)씨도 대마초를 피운 사실이 적발됐다.

고 정주영 회장의 손녀인 정씨는 서울 성북동 자신의 집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