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30일 ‘마카다미아’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40·여) 전 부사장이 결국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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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밤늦게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조 전 부사장은 구속됐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김병찬 영장전담 판사는 검찰이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혐의 등으로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간 조 전 부사장은 여론이 좋지 않아 구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으나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빠져 구속을 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승무원과 사무장을 상대로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등)를 받고 있다.

김 판사는 이에 더해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의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여 상무는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 내용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증거를 없애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 상무는 국토부 김모(54·구속) 조사관과 수십 차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입수한 국토부 조사 내용을 조 전 부사장에게 보고하고, 박창진 사무장에게는 '회사에 오래 못 다닐 것'이라는 취지로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판사는 “사건의 사안이 중하고 사건 초기부터 혐의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볼 때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인 오후 11시께 대기하고 있던 검찰청에서 나와 심경과 혐의 인정 여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을 감은 채 “죄송합니다”라고 세 차례 말했다.

이어 나온 여 상무는 "김모(54) 조사관과 국토부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면서도 증거인멸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의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적 없다"며 끝까지 부인했다.

이로써 26일 구속된 김 조사관을 비롯해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 등 피의자로 입건한 3명이 모두 구속되면서 수사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날 검찰과 변호인은 램프리턴이 조 전 부사장의 지시에 의한 것인지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증거인멸과 관련해 조 전 부사장과 여 상무가 여전히 지시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동시에 여 상무가 사건을 은폐·축소할 수 있었던 것은 결과적으로 국토부 공무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유착관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