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26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는 제2롯데월드의 성공적 안착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경기침체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 의 승진인사를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향후 신사업 등을 염두에 둔 공격적인 인사를 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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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혁신 속 도전'이라는 과제를 풀어 나갈 것"이라며 "영업환경이 어려워도 계속 도전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승진 인사폭을 유지한 것 "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선 이미 개장한 제2롯데월드 저층 건물 3개동의 영업을 안정시키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월드타워동의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묻어난다.

제2롯데월드 개발·운영사인 롯데물산 대표를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가 맡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979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노 대표는 롯데쇼핑 기획부문 이사와 판매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마트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그룹의 몸통'으로 불리는 쇼핑부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는 치밀한 내부 관리능력과 함께 폭넓은 인맥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부와 소통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이다.

제2롯데월드는 안전성 논란을 뒤로 하고 올해 10월 저층 건물 3개동에 대한 조건부 임시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이후 천장 균열과 수족관 누수·현장 근로자 사망 등 악재에 휩싸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몰 안착, 타워동 공사와 관련해 '소통' 강화 차원에서 인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며 "이는 커뮤니케이션에 밝은 노 대표가 중용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외부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해 나가기 위해 노 대표를 전면에 포진시켰다는 것이다.

기존의 이사와 이사대우 직급을 폐지해 상무보로 단일화한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롯데그룹은 이를 시작으로 조직 혁신을 위한 중·장기 플랜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이와 함께 그룹의 주력 신사업으로 꼽히는 옴니채털을 상당부분 배려했다.

롯데월드몰 사업의 기반을 닦아온 이원우 대표가 총괄사장을 맡아 롯데월드타워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담당하게 되고, 온·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경험을 두루 갖춘 김형준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롯데닷컴 신임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지금껏 롯데닷컴 대표를 겸임했던 강현구 롯데홈쇼핑 강현구 대표이사 부사장은 그룹 옴니채널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신임 임원은 87명으로 지난 1월 발표한 2014년 정기 임원인사 때의 82명보다 조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