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이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대출 연체이자율과 중도상환수수료를 두고 있어 서민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기술금융대출도 '전무'하며 사회공헌기금도 지방은행들보다도 훨씬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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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가계 신용대출에 대한 연체이자율 상한이율이 연 21%로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체이자 최고 상한도 연 19%다.

한국씨티은행은 가계대출 최고 연체금리를 연 18%로 책정해 국민은행과 더불어 금리 상한이 높았다.

하나, 신한, 우리, 외환은행 등 4개 은행의 최고 연체이자율은 연 17% 수준이지만 상반기 중에 15% 수준으로 내릴 예정이다. 기업은행[024110]은 연체이자율 상한이 11%로 낮은 수준이다.

높은 연체이자율에 대한 부담을 인식한 듯 SC은행도 4월 중 신용대출 연체이자율 최고금리를 현 21%에서 18%로 낮추고, 주택담보대출 연체 최고금리를 19%에서 16%로 내린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연체 가산금리는 현행 9∼10%포인트를 유지하기로 해 실제 연체자에게 혜택은 크지 않은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씨티은행도 1분기 중 가계대출 연체 최고금리를 18%에서 16.9%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다른 시중은행보다 인하 폭이 작은 편이다.

연체이자 최고금리는 주로 고금리 대출이 많은 저소득자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서민층의 돈으로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대출 중도상환수수료와 관련해서 인하 계획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중도상환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 행보다.

특히 중도상환수수료의 경우 미국에서는 지난해 발효된 법령(Regulation Z)에 따라 고정금리 대출에만 중도상환수수료를 허용하는데, 선진금융을 도입한다는 외국계 은행이 국내에서 높은 중도상환수수료를 유지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밖에 외국계 은행들은 그동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기술금융에도 소극적인데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전국은행연합회 기술금융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씨티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은 59억원, SC은행은 39억원에 불과했다.

은행권 전체 기술금융 실적이 6조6천억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사회공헌비 측면에서도 지난해 SC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161억원에 머물러 부산은행(340억원)이나 대구은행(244억원) 등 지방은행보다도 규모가 적었다. 씨티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금액은 110억원으로 그보다 낮았다.

씨티은행 측은 연체금리가 높은 것과 관련해 "다른 시중은행들이 외면하는 저신용등급 자에게도 대출하는 상품을 두다 보니 최고금리 상한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은행 측은 "최고상한이 높을 뿐, 연체 가산이자는 6∼8%포인트로 다른 은행보다 낮다"며 "이마저도 5∼7%포인트로 낮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C은행 측도 "제2금융권의 대출자를 고객층으로 끌어오다 보니 기본금리가 높은 대출이 있어 연체이자 상한을 높게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이제는 고금리 대출을 줄이고 있어 앞으로는 상한선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이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연체이자율을 낮추곤 했는데 외국계 은행들은 수익성을 앞세우다 보니 이마저도 소극적이다"라며 "시중금리가 떨어진 상황이다 보니 연체이율 상한을 낮춘다 해도 실제 연체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