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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정권 하의 경기 회복 속도는 전후 기준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지만,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빠르다. 또 2015년에는 더욱 개선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FT)는 5일(현지시간) 미국경제에 여전히 오후 햇살이 남아있다며 현재를 즐겨야 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러한 경제 호황은 주변국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치일뿐 호황기로는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의 좋은 소식은 대부분 상대적인 것이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6%로 추정되고있다. 이는 지난 5년간의 경기 회복은 과거와 비교해 약 0.5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미약하지만 성장률이 겨우 1%를 넘어선 유로존에 비하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새해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전개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3% 전후 경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럽과 일본은 1%를 넘으면 운이 좋을 정도다.
또한 미국 실업률은 지난 몇 년동안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하락하고있다.
지난해에는 거의 3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미국 노동 시장에 있어서는 빌 클린턴 정권 하 호황이 정점에 달했던 1999년 이후 최고치다. 현재 실업률은 5.8%로 유로존의 거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새롭게 창출된 일자리 대부분은 비정규직으로 임금도 낮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대조적으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같은 나라는 어떤 종류의 일자리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등 쇠퇴기에 들어섰다.
미국과 유럽간의 경제적 온도차는 향후 몇 개월이 지나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연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정책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새로운 일자리가 월간 25만명 분 이상 증가세가 계속되면 금리 인상시기는 앞당겨질 가능성도있다. 글로벌 저금리 시대가 예외적으로 미국에서 끝나려 하고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럽중앙은행 (ECB)은 미국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ECB는 미국이 2008년 이후 불황에서 탈출하는 데 공헌했던 정책과 동일한 수단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도입할 지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있다.
이와 같이 올해 미국은 경제상황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나쁜 뉴스도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은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가있어 호황기는 그다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제로 금리가 7년간 지속되었음에도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3% 고비를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때 3%를 초과했던 장기전망 성장률은 2% 안팎으로 떨어졌다.
미국 중산층의 소득 중간 값도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회복하려면 연 3%의 경제 성장이 수년간 지속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경기 회복 국면을 보면 이에는 이르지 못한 채 2016년, 2017년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레이건 대통령 시대와 다르게 현재 미국은 세계 경제를 부진에서 끌어 올릴 정도의 강력함은 없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이 부진을 거듭해도 전진 만큼의 힘은 있다.
미국의 최근 경제 성장률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글로벌 유가 가격이 6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석유 가격이 올해 내내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밑돈다고 가정하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가량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미국인이 경제회복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상층부가 이익을 거의 독점하는 등 부의 격차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유럽의 대부분과 비교하면 특히 단기적으로 미국의 중산층 전망은 밝지만 장기적으로는 가혹한 압박에 노출되어 있다. 올해가 미국에게 지난 10년간 최고의 해로 불리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