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현대차그룹이 연초부터 통큰 투자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여타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품질 경쟁력 향상과 미래 성장동력 확충,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8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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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연평균 20조2천억원에 달하는 투자액으로 현대차[005380]의 이전 최대 투자액이던 작년의 14조9천억원보다 35%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이처럼 재계 2위인 현대차가 새해 벽두부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자 재계 1위 삼성그룹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투자 규모에도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 선 삼성그룹은 올해 시설 및 R&D투자로 사상 최대인 50조원 안팎을 집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24조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는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상반기 중 경기도 평택의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1차로 15조6천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라인 1기를 착공할 예정이다. 이 라인은 2017년 하반기 완공과 가동을 목표로하고 있다.

현대차의 통큰 투자 계획은 일부 그룹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재계의 관측이다.

현 대차가 이날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투자액 중 4분의 3이 국내에서 집행됨에 따라 국가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듯이 다른 기업들도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등의 명분으로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총수가 영어의 몸인 SK그룹, CJ그룹과 제2롯데월드의 문제점이 속속 발견되며 곱지 않은 여론에 직면한 롯데그룹, '땅콩회항'으로 된서리를 맞은 한진그룹 등은 투자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며 "SK그룹이나 CJ그룹은 총수 사면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총수가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에 걸린 제동을 풀기 위한 지렛대 차원으로 상당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룹 사정상 이들 회사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을 처지가 못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이나 CJ그룹측은 올해 투자 계획조차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여러가지로 불확실성이 많아 투자계획을 확정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CJ그룹 관계자 역시 이재현 회장이 부재중이라 투자계획을 빨리 내놓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10대 그룹 가운데 현대중공업[009540]은 작년 세계 조선 경기의 침체 속에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본 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는 만큼 투자 여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 작년 11월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재계 9위로 올라선 한화그룹 역시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에 대한 인수 자금 마련 등으로 대규모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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