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놓고 고강도 비난을 쏟아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에 관한 '제대로 된 사과'는 물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경질을 포함한 국정쇄신과 적극적 남북대화 노력 등 야당의 요구를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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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 회견 내용을 ▲ 총평 ▲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과 여부 ▲ 인사쇄신 ▲ 대북정책 ▲ 경제정책 등 5개 주제별로 분석해 조목조목 문제를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반성과 사과는 없고 대통령이 남탓만 하고 있다"며 "정말 정신차려야 할 분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회견"이라고 맹비난했다.

대 북정책과 경제정책 구상에 대해선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과감한 제안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한마디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며 "경제 비전도 장밋빛 환상만 있을 뿐 서민경제 회생방안은 빠져있고, 자화자찬은 있지만 서민 고통을 이해하는 진심과 공감이 빠져있다"고 평가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을 허위문건이라고, 문건유출은 공직자의 기강해이 문제라고 하며 또 유체이탈 화법을 썼다"면서 "회견을 계기로 특검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며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우윤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정말 이렇게 답답하고 숨막히는 기자회견도 보기 드물었을 것"이라면서 "청와대 국정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두고도 대통령이 국민에게 절실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야당이 해야 할 몫이 그만큼 커졌다"라고 경고했다.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들도 앞다퉈 성명을 배포해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날 회견을 '국민이 없는 회견'이라고 규정한 문재인 후보는 "국정운영 능력, 소통 능력, 위기관리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3무 회견'"이라며 "리더십, 국정운영 철학, 국정 기조를 송두리째 바꾸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청와대가 불행의 터널로 빠져들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지원 후보도 김유정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다"며 "경제를 42번, 개혁을 24번 외쳤지만 결국 실체없는 유령 창조경제의 반복이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구체적 방법을 찾아볼 수 없었다. 또다시 투쟁의 계절이 올까 가슴이 무겁다"라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는 "'국민외면'을 넘어 '국민무시' 신년사"라면서 "경제에 대해선 노동문제를 이례적으로 먼저 언급했지만 현재의 이중적 노동시장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고, 3년 내내 실체없는 창조경제만 우려먹고 있으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불통 정권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 이야기는 설 연휴 매번 보는 재방송 영화를 재탕, 삼탕 보는 것 같았다"면서 "이제 박 대통령에게 다가올 강한 레임덕은 본인이 자초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