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사망자의 채무를 부인에게 떠넘겼다'라는 일이 지난해 12월 알려졌고, 이와 관련해 지난 7일 금융소비자원(금소원)은 신보 이사장과 관련 직원들을 사기미수, 사문서 위조, 신용정보법 등의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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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원에 따르면 신보는 자신들이 보증을 서준 한 기업인이 연대보증인 없이 억대 빚을 남기고 사망하자 부인 이모씨를 불러 "서류 미비로 서명이 필요하다"라는 말로 속여 연대보증인란에 서명을 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소원에 따르면 사업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4월 18일 신보로부터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은행에서 1억100만원을 사업자금으로 대출받았다. 돈을 빌리는 주체는 김씨가 운영하던 법인이었지만, 대표였던 김씨가 연대보증을 섰다.
문제는 김씨가 지난해 9월 갑자기 사망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신보는 대출금 회수에 문제가 생기자 지난해 10월 23일 김씨 부인 이모씨를 불렀고 이씨가 추가 연대보증인임을 증명하는 약정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했고 결국 이씨가 약정서에 서명을 마쳤다는 것이 금소원의 설명이다.
금소원은 "이씨는 갑자기 남편을 잃고 재산도 없어 지하 단칸방으로 내몰리는 막막한 상황이었다"며 "신보는 위로는 커녕 이씨를 속여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하게 해 1억원 이상의 채무를 갚도록 하는 악질적 사기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이씨는 사망한 남편의 연대보증인이었다. 주채무자는 사망한 남편이었다.
이 일에 대해 신보측의 입장을 들어보니, 최창석 홍보실장은 "지금 나오는 얘기는 한달 가까이 된 것"이라며 "금소원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있고 계속 같이 대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38년된 회사인 신보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나"라고 항변했다.
최 실장의 설명에 의하면 그 업체는 광화문지점에서 보증 1억을 서고 있던 곳이었다. 그의 부인은 재산이 있어서 5년전부터 연대보증을 섰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에도 13등급(전체 15등급)이었다고 한다. 상환을 해야하지만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연장을 해달라고 찾아왔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했다. 연장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연대보증인인 이씨의 서명 받는 것이 누락된 것이다. 최 실장은 "보통 연장 업무는 신입 직원이나 인턴이 한다"라고 했다.
신보는 보증을 섰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신보에 "돈을 물어달라"고 요구하게 된다. 이에 돈을 물어줬고 정부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신보는 돈을 물어줬으니 그에 대해 돈을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원에 약정서를 복사해서 내야했는데 그렇게 하려고 보니, 거기에 서명이 누락 돼 있는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었다.
이에 담당 팀장은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장례 이후 한달 정도 뒤 부인 이씨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이후 이씨는 직접 찾아와 보완을 하게 된다.
김씨는 이건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다른 건도 있었다. 그 중 한건이 서명 누락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사인을 하고 돌아간 후 이씨의 친구 한 명은 이씨에게 "사후에 사인하면 효력이 없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씨는 다시 돌아와 "사후에 한 사인은 아무 효력이 없다고 한다. 안한 것으로 하겠다. 다시 빼달라"고 했다고 한다.
최 실장의 설명에 의하면 '사후'라는 건 죽은 다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대출을 받을 때도 '대출 받은 시점에 서명을 받아야지, 나중에 다시 와서 서명하는 게 맞느냐'라는 부분인 것이다.
어쨌든 신보측에서는 이씨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 삭제했다고 한다. 최 실장은 "여자 분을 연대보증을 서지 않은 것으로 해서, 채무를 없는 것으로 다 삭제했다. 저희 직원이 실수했기 때문이다"라며 "본점에 지점에서 업무 질의를 했길래 '이건 나중에 민원 소지가 있으니 이건 없는 것으로 하자'고 해서 다음달 바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 끝난 일인데 이게 갑자기 '사문서 위조, 조작, 사기' 이렇게 된 것"이라며 "'남편이 돌아가시니까 갑자기 부인을 꼬셨다'라는 식으로 됐는데, '그게 아니다'라고 언론에 설명했다"고 했다. 또 그는 언론에 "'신규가 아니며 이씨는 원래 연대봉증인이었고 연장하는 과정에서 누락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현재 그 직원은 특별감사를 해서 징계위원회에 회부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최 실장은 금소원의 대응에 대해 답답해했다. 그는 "금소원 대표가 은행 출신이시다. 그분이 누구보다도 이 관계를 잘 아실 것이다. '신규 대출이냐, 대환 대출이냐'라는 부분인 것인데, 이게 마치 신규 대출인 것처럼 됐다"며 "1년에 한번씩 기한이 돌아오는데 그때 직원이 서명을 받았어야 했던 것이었다. 그분이 먼저 '저 사인하겠습니다'라고 이렇게 하지 않지 않나. 서명을 놓쳤던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설명했다.
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이런 신보측의 대응에 "그 조직이 도데체 어떤 조직인지 모르겠다"라며 "아직도 반성을 안하고 있고 너무 터무니 없는 짓을 한다"고 질책했다. 조 대표는 "내가 여신 기획을 한 사람이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고 명백하니까 이렇게 자신있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제가 신보에 이의를 제기하고 방문하고 3일에 걸쳐 한 것에 대한 결과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것은 신규"라고 잘라 말했다. 왜 신규인 것인지에 대해 조 대표는 "신보는 과거 대출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두 가지가 잘못된 것이다. 첫째로 과거의 대출이라면 왜 옛날 서류는 안주는 것인가? 저희에게 지금까지 서류를 주지 않고 있다. 가족들이 정보공개청구를 했더니 '그건 법률적으로 검토해야한다'고 말하며 주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연기라고 하면 연기신청서를 받아야지 왜 새로운 약정서를 받나? 만약 은행에 가면 연기할 때는 연기신청서를 받고 신규라면 신규약정서를 받는거다. 그러나 이건 새로하는 것으로 일종의 대출 계약서를 받은 거다. 이건 법률적으로 신규인 것"이라며 "또 신보 내부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판단했길래 대출받은 곳이 이렇게 빨리 망해버리냐. 부실상각이 나냐'라는 책임을 들을까봐 내부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했다.
조 대표는 "제대로 서류를 볼줄도 알고 항의할 줄도 아는 저에게 걸렸기 때문에 이게 걸린거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냥 넘어갈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반론을 계속 폈다. "신보측 얘기를 들어보니까 대출이 5년이 되어서 대환을 했다고 한다. 대환이라는 건, 은행에 물어보면 대환은 '신규'라는 말이다. 금융사 내부에서는 대환이라는 건 신규 처리라는 말과 똑같다. 그러니까 신보 말 그대로 인정을 해서 그쪽에서 대환을 했다고 하면 그말 그대로 믿어도 신규다"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대환은 법적으로 신규다. 신규 처리하는 거다"라며 "신보가 신규처리를 하면서 연대보증 제도가 폐지 됐으니까 연대보증인을 뺀거다. 그런데 갑자기 부도가 나니까 이것에 대한 부실 책임을 물지 않으려고 옛날 다른 대출하고 같이 묶어서, 감사를 받을 때 감형을 받으려고 거기에 끼워넣으려고 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그는 "그래서 저에게 와서는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는거다. '대표님 말이 맞습니다'라면서 '이사장님 고발 한번만 봐주세요'라는 말로 접근해오고 있다"라고 벌어지고 있는 신보 측 대응을 알려줬다.
조 대표는 신보 방문에서 이렇게까지 말했다고 한다. "제가 방문해서 하도 어의가 없어서 무슨 얘기까지 했냐면 '어떻게 자식키우는 사람이 이런 거짓말을 하고 이렇게 뻔뻔하게 살 수 있냐' 딱 이 말하고 나왔다. 이 말은 우리가 마지막 단계에서 하는 말이다. 그 정도라면 신보에서 어떻게 대했는지 알 수 있지 않나. 오죽하면 그런 말을 했겠나. 너무나 뻔뻔했다."
그는 "그 서류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 대표는 "제가 서류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게 아니라 미망인하고 자녀가 달라고 하고 있는데도 주지 않고 있다. 말도 안된다"며 "왜 서류도 안주고 인턴 실수라고 치부하고 있나"라고 신보의 대응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조 대표는 또 하나 중요한 점을 지적했다. "거기 내부품위 서류도 있을거다. 내부 품위 서류에 의해서 보증인을 받아야 한다. 인턴이 서명을 안받았다. 그럼 어떻게 하나. 서류를 받고 또 결제를 하지않나? 사전품위를 받아서 말이다. 예를 들어서 '이 사람은 보증인을 넣을 것입니다' 이렇게 사전 품위를 받은 후 서류를 받으면 그 서류와 사전 품위서와 같이 올려서 또 결제를 받는다. 그러면 그때 그 사실을 파악했어야 했다. 그때 보증인이 빠졌으니까. 그렇게해서 이를 보완했어야 했는데, 그렇게하지 못했다. 이렇게 빠진 것 조차도 엄청나게 업무 실수를 한거다. 인턴도 실수하고 또 서류 결제받는 것도 실수한 것이다."
조 대표는 "신보에 이렇게 이런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중에는 사기꾼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것 자체를 제대로 설명을 안했거나 아니면 몰래 이런식으로 받으니까 문제가 되는 거다"라며 "'내가 서류를 작성 안했는데 왜 나에게 책임을 묻느냐 혹은 그때 나에게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 이 책임을 왜 내게 묻느냐'하는 이런 문제로 신보가 소송을 많이 당한 거 자체가 신보가 일을 엄청나게 잘못했거나, 이런식으로 조직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끌어넣다 보니까 이렇게 무리수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현재 만연하게 일어나는 일을 예를들며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문제는 예를들어, 이 남편이 살아있다고 해보자. 살아있는 상태에서 이 일이 일어났으면 이건 그냥 뭍히게 될 것이다. 그 남편이 다른 대출이 3건이 있는데 이걸 문제삼아 '다음에 연기할 때 이 건들 연기 안해줄 것이다'라는 말로 발설도 못하고 하라는대로 하게 돼 있다. 근데 이 건은 남편이 죽었고 재산도 없기 때문에 아내가 신고를 한 것이다. 남편이 살아 있었다면 다른 것으로 목을 죄어왔을 것"이라며 "지금 이렇게 당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이렇게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다. 이 한 건 하나가 단순히 말단 직원의 실수 한번으로 끝나는 그런 일이었다면 이렇게 문제삼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에도 이런 일로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 이런일을 다반사로, 조직적으로 하는 의혹에 대해 이번에 완전히 파헤쳐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소원은 이건에 대해 감사원, 청와대, 국회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