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북한이 TV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첨단산업제품을 등장시키고 사물인터넷 (IoT)을 소개하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1일 '과학기술 상식,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제품의 지능화'란 제목의 방송에서 최근 해외에서 열린 가전제품 전시회의 영상을 방영했다. 이 방송에는 독일∙미국 등 선진국 기업이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선보인 다양한 IT제품의 전시 영상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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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각종 매체를 동원해 연일 정치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미국 제품 역시 상당수 등장했다. 미국의 패션브랜드 '랄프 로렌'이 작년 8월 US오픈 테니스 대회기간에 내놓은 고성능 스마트폰 압축 셔츠 '폴로테크(Polo Tech)를 꽤 긴 시간을 할애해 자세히 소개했다. "운동복에 특수한 수신장치를 결합해 속도와 힘의 크기를 기록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보도였다.

독일의 가전업체 지멘스가 내놓은 스마트폰 연동 식기 세척기∙오븐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앞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더 많은 가정용품이 개발돼 여성들이 사회활동을 하면서 가정일을 돌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능화된 이런 제품들은 지난 시기 상상 밖의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현실에서 보거나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주민들을 외부와 차단하고 체제선전에 몰두해왔다는 점에서 기술력이 앞선 선진국의 제품을 TV에 여과 없이 노출한 점은 꽤 이례적이다. 해외 선진기술과 그 흐름을 주민들에게 여과없이 소개한 것은 과학기술 개발을 강조한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자·기술자에 대한 처우 개선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2008년 말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휴대전화 사용자도 지속해서 늘어 지난해 6월 말 기준 24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