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산경찰서는 22일 5만원권 1억원어치를 위조해 사용한 혐의로 정모씨와 허모씨 등 조폭 낀 위조범 일당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컬러복합기를 이용해 A4용지 앞뒷면에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왼쪽이 진짜 5만원권 지폐고 오른쪽은 위조지폐다. 2015.1.22 Like Us on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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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 허모(34)씨는 채무자 정모 (48)씨로부터 "위조지폐 1억원어치를 만들어오면 빛 2천500만원을 갚고 제작비용으로 250만원까지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에 평소 문서위조 사이트를 잘 알고있던 박모 (34) 씨에게 이 같은 사정을 설명하고 함께 위조지폐를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유명 포털사이트의 문서위조 카페에 가입 후 위조지폐 제작을 의뢰했다. 이 카페는 대출관련 서류를 전문적으로 위조하는 곳으로 이름만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으며, 두 차례만 카페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회원등급이 정회원으로 승급되어 문서위조를 의뢰할 수 있다. 용이한 접근성 때문인지 회원 수가 2천명에 달했다.
이 카페의 메인 화면에는 '모든 서류는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신중히 선택해 의뢰하셔야 합니다', '단 한 글자의 실수 없이 꼼꼼히 체크하고 보내드립니다', '급여 내역 및 잔액확인 통장 원본, 사본, 거래내역, 납입증명 대출관련 각종 서류 필요하신 분 상담받습니다'는 등의 '친절한' 안내글이 게시돼 있기도 했다.
허씨랑 박씨는 지난 7일 문서위조 전문가 심모(40)씨에게 의로조건을 전했고, 엿새만에 고속버스 수화물 배달 서비스를 통해 위조지폐 1억원을 손에 넣었다. 완벽한 위조지폐는 아니었지만 컬러프린트로 인쇄한 것보단 정교한 모양이었다.
정씨는 이 위조지폐를 서류가방에 담아 평소 거래하던 금은방에 전했고 "사정이 있어 이 돈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1억원이 들어 있으니 이것을 담보로 잡고 3천만원만 빌려달라. 사흘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이 돈을 가져도 좋다" 말했다. 금은방 주인 A씨(73)는 고령인 탓에 위조지폐를 구분하지 못하고 3천만원을 내어줬다.
하지만 A씨는 다음날 현금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 점이 의심스러워 돈을 다시 확인했다. 자세히 돈을 살핀 A씨는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돈을 맡긴 정씨를 붙잡아 위조지폐를 만든 경위를 조사한 후 문서위조 전문가인 심씨까지 4명을 모두 검거했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22일 위조지폐를 사용한 정씨를 구속하고, 위조지폐를 제작한 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심씨의 사무실에선 문서 위조를 의뢰한 사람들의 연락처와 입금내역까지 적힌 장부가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위조지폐를 비롯해 은행 대출 관련 문서위조와 판매가 인터넷상에서 쉽게 이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압수품 등을 분석해 문서위조 관련자들을 검거하고 이와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