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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파동으로 인해 정부는 공제내역 개정에 대해 소급적용을 한다는 결정을 내렸으나 이 때문에 수천억 원의 예산이 줄어들어 재정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지난해의 세수결손이 사상 최대인 11조 1천억에 달했고, 올해도 3조원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돼 세수 부족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 "증세 불가피…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일부 전문가들은 증세가 불가피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이라도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입·세출 구조로 볼 때 증세가 불가피하다"며 "증세를 안 하려면 세출을 구조조정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추가 복지를 하려면 증세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내걸면서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꼼수 증세'를 하려 한 부작용이 국민의 불만으로 나타난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 "현 단계 증세 필요치 않아"…정부, 증세에 부정적
하지만 정부는 아직 증세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22일 "증세 논의가 불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법인세를 세계적으로 낮춰가는 상황인데, 나 홀로 인상했을 경우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잘라 말했다. 여당 역시 지하경제의 양성화, 비과세 감면축소, 세출 구조조정 등이 우선이라 주장하고 있다.
오는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의식한 몸 사리기라는 지적도 있지만, 증세가 경기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의 소비세 인상 선례를 보았을 때 세금을 올리면 안 그래도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주저앉을 수도 있고, 법인세 인상이 기업 투자를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복지 지출을 줄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도 못 갚고 있는데 복지하자고 세금을 내라면 동의하겠나"라며 "이런 사정을 정부가 솔직히 얘기하고 복지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세 가능한 방법은?
전문가들이 꼽고 있는 현실적인 증세안은 법인세 인상과 부자증세, 보편적 증세 등이 있다. 정부가 내세운 지하경제 양성화는 실질적으로 목표달성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장은 "부가가치세 인상이 필요하다"며 "복지 지출이 늘면 시중에 돈이 풀릴 것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인상 부작용은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근로소득세를 늘리면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소득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자, 배당, 주식차익, 부동산값 상승 등에 매기는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한 법인세 공제를 줄이는 방법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재벌·대기업, 고소득자·고액자산가 등에게 좀 더 과세하면서 복지 재원 일부를 중산층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 지출 구조 개편 필요성 제기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양측 모두 동의하는 사항은 복지 지출 구조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장은 "증세는 증세대로 해야 하지만, 증세만 해서는 돈을 메꿀 수가 없다"며 "현재 복지 지출 시스템 문제는 빈곤층과 저소득층에게 돈이 안 간다는 것인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면서 늘려온 복지 지출을 액수 축소나 시스템 개선 등 어떤 방법으로 지금보다 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무상교육이나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 등은 손을 봐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10조원에 이르는 기초연금 예산이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