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연말정산 파동에 우는 직장인들이 있는 반면,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는 지난해 수십억원의 수입을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Like Us on Facebook


24일 국세청은 지난해 상반기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당국의 소득 적출률이 44.0%라고 밝혔다. 소득적출률은 국세청이 기획 세무조사를 통해 적발한 '세무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즉 국세청이 지난해 상반기 세무조사를 한 고소득 자영업자가 실제로 100만원을 벌었으면 세무당국엔 56만원만 벌었다고 신고하고 나머지 44만원에 대한 세급은 납부하지 않은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세청의 기획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자영업자는 495명이다. 이 중에는 의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직종과 음식점·골프연습장 등 사장이 대거 포함돼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 495명은 여러 근거를 토대로 소득 탈루 가능성이 높은 자영업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이 495명이 신고를 누락한 44%의 금액은 약 6천억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소득탈루 유형은 수입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현급 결재시 할인'에 귀가 솔깃하겠지만 자영업자는 할인액보다 훨씬 큰 액수의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 것이다.

이 사실이 밝혀진 뒤 직장인들은 거액의 탈세 소식에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중견기업 직원인 김모(32)씨는 "회사원의 급여는 세무당국에 적나라하게 공개돼 단돈 10원까지 과세 대상이 되지 않냐"며 "평범한 봉급 생활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