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방성식 기자]  = 2012년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로 이주한 외국인 116만여 명 중 약 7%에 해당하는 약 8만 명이 무슬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국내 결혼 이주 무슬림 자녀도 2~3천 명으로 추정되어 이슬람교를 모태신앙으로 믿는 한국 국적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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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2000년 이후 외국인 생산직 노동자가 유입되고 국제결혼의 활성화되며 무슬림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외국인이 유입했기 때문에 외부인을 받아들이는 현지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무슬림들이 한국땅을 밟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인종의 차이에서 오는 거부감과 저소득층 종사자를 낮춰보는 사회 풍조,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대한 배척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를 냉대하는 시선이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1900년도 초반부터 이슬람 국가의 이주민을 받기 시작한 유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지인들은 "저소득층 이주민에게 들어가는 복지자금이 만만치 않다”며 무슬림들이 영주권을 취득해 복지혜택을 받는 데만 열중할 뿐 경제활동에는 소극적이라 비난한다. 또한, 그들이 자신들만의 ‘부락’을 만들고 기존 사회에 융합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는 점에도 불만을 가진다. 이슬람 반대 운동을 벌이는 독일의 유럽애국단체(PEGIDA) 등 반(反) 이슬람 단체도 유럽 곳곳에 퍼져 있다.
 
하지만 이제 무슬림 이주민들의 세력도 만만치 않다. 유럽 전체에 약 1,700만 명의 무슬림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IS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던 파리만 해도 약 100만 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다. 무슬림가정의 평균 출산율이 8.1인것을 감안할 때 20년 뒤 무슬림의 유럽 내에서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무슬림들이 IS처럼 극단적인 성격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인해 무슬림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독일인의 13%는 반이슬람 시위에 참가하겠다는 설문에 응했으며, 스웨덴에선 이슬람 사원을 방화하는 사건이 세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IS에 의해 자국민이 인질이 되고 살해까지 당한 일본에선 53%나 이슬람 과격세력에 의해 일본 내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설문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슬림 세력은 오히려 “샤를리 앱도”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는 등 반발을 하고 있어 무슬림과 현대화된 세속 국가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2014년 등장한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는 지역적인 수준에 불과했던 무슬림 혐오를 국제적 위협의 수준으로 악화시켰다. IS는 스스로를 국가라고 칭하는 것에 걸맞게 행정, 교육, 군사, 재정 부문을 정비했으며 게릴라 수준이던 무장조직을 정규군으로 재편하고, 불법 네트워크를 통해 점령지의 원유?전력을 수출하는 등 체계적인 조직 운영을 하고 있다.
 
아직 이들의 군사적 규모가 세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S에 의한 종교적 세뇌와 무장조직의 재편을 거치면 위협할만한 수준의 군대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IS는 이미 주변국의 장갑차를 탈취해 기갑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알카에다나 탈레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화된 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군이던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예를 들어 IS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IS의 광신적이고 호전적인 특성이 과거의 추축군과 유사해 새로운 악의 축(Axis Of Evil)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과거 추축국의 국력이 연합군에 비해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대륙을 전세로 몰아간 것을 환기하며, 전 세계 800만명의 무슬림을 잠재적 추종자로 삼는 IS에 대한 국제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미국 국방장관 척 헤이글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IS는 파괴적이고 종말적인 비전을 가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하는 조직”이라며 “IS와 전쟁할 동맹국이 결성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