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이 전 대통령은 29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야당의 비판이 사실과 대부분 다르다는 점에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자원개발, 투명성에 문제" = 이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유전 개발을 해온 서구 선진국도 수많은 검토 끝에 시추하지만, 그럼에도 기름이 나올 확률은 20%에 불과하다고 한다"면서 "실패한 사업만 꼬집어 단기적 평가를 통해 책임을 묻는다면 아무도 그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자원 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거쳐 나타나는 장기적 사업"이라면서 "퇴임한 지 2년도 안된 상황에서 자원 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진행 중인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해외 자원 개발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엄벌하면 된다"면서 "그러나 이런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 외교나 해외 자원 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자원외교가 투명하게 진행되지 못했다는 야당의 주장과 관련, 노무현 정부 시절에 공기업의 해외 사업에 에이전트를 고용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하도록 해 투명성에 문제가 생겼던 것에 비하면, 자신의 재임 시절에는 가급적 자문료나 커미션 없는 사업을 추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컨설팅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공신력 있는 대형 자문회사를 활용하여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우리 정부 시절 공기업이 해외 자원에 투자한 26조 원(242억 달러) 중 4조 원(36억 달러)은 이미 회수됐으며,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미래의 이자비용까지 감안한 현재가치로 환산된 향후 회수 예상액은 26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재임 시절 자원 개발 사업의 투자 대비 총회수율은 114.8%를 기록, 노무현 정부 시절의 총회수율 102.7%보다도 12.1%포인트가 높다고 밝혔다.

◇" 감사원의 '대운하 위장설' 납득안가" =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은 대운하로 추진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이어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당시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 전 대통령이 감사원의 4대강 감사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견해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입찰 시공 과정에서 부정이나 불법행위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할 감사원이 '대운하 위장설' 같은 것을 발표하는 행위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수많은 하천 관련 전문가들이 공을 들여 기획한 것으로 '감사원의 비전문가들'이 단기간에 판단해 결론을 내릴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보 설치 때문에 녹조가 발생했다는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과거 가뭄이 오지 않아도 갈수기에는 4대강이 녹조로 뒤덮였던 사실을 외면한 주장"이라며 "실제로 1995년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 전년도까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4대강 곳곳은 극심한 녹조로 뒤덮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없었고 보도 없었는데 왜 녹조가 발생했는지 그들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결국 반대론자들은 기록적인 대가뭄과 폭염으로 인한 발생한 녹조를 4대강 살리기 공사의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잠실 수중보 철거'를 시사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야권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한강 수중보를 철거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물론 그 후보는 당선이 된 후 시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한강 수중보 철거로 인한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