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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흥덕구에서 자정을 조금 넘긴 오전 1시 29분께 발생한 사고로 피해자 강씨가 치인 후 운전자가 도주한 사건은 사망한 강씨의 사연이 알려지며 전국민의 관심을 받았다. 강씨 손에 들린 크림빵은 강씨의 부성애와 아내를 향한 사랑을 적절히 표현하는 '크림빵 아빠'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크림빵 뺑소니' 사건으로 명명된 이 사건은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임신7개월 아내를 위해 헌신하는 이 시대 젊은 가장의 희생을 짓누르고 터뜨린 불운의 상징이 되었다. 반드시 도주범을 검거해야 한다는 전국민적 관심 속에 흥덕 경찰서는 사건 발생후 보름이상 지난 27일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적극적인 검거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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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론에 떠밀린 갈팡질팡 수사가 반복되며 용의차량을 BMW로 시작하여 렉서스와 뉴제네시스, K7등으로 확대하는 등 부실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사고 현장 부근 CCTV가 존재다는 청주시 공무원의 제보가 결정적 단서가 되어 용의차량을 윈스톰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수사망이 좁혀진 가운데 용의자의 아내가 '남편을 설득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되었지만, 경찰은 용의자 허씨가 자취를 감춘 후에 출동했다. 휴대전화를 바탕으로 허씨를 추적하던 경찰앞에 용의자는 제발로 나타나 범행을 시인했다.
밤늦게 나타난 허씨가 아내와 동행한 것으로 보아 아내가 자수를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 앞에 선 허씨는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자책감을 느꼈다. 죄짓고 못 산다.'고 고통스웠던 심경을 토로했다.
유족을 향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허씨는 피의자 신분이 되어 체포되었다. 경찰은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늦은 시간 허씨의 자수 소식에 흥덕 경찰서를 찾은 교통사고 피해자 강씨(29)의 아버지 태호(59)씨는 "잘 선택했다. 우리 애는 땅 속에 있지만, 잡힌 허씨는 이제부터 고통스러울텐데 위로하고 싶다' 며 자수한 허씨의 올바른 선택에 대한 격려와 경찰조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에 처한 범인에 대한 우려의 마음을 전했다.
사건 발생부터 범인 검거까지 20여일간 대한민국을 집중시킨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은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위한 크림빵을 쥔채 세상을 등진 가장의 마음과 자식을 잃고 범인을 위로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겹치며 온 국민의 마음에 쉽게 사라지지 않을 안타까움을 남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