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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무적을 자랑하는 강호를 얘기할 때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라는 말이 종종 나온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놓이더라도 용기를 내 해법을 찾고 승리할 수 있다는 강렬한 도취 상태를 의미한다. 자기 암시가 좋은 플레이를 낳고, 좋은 플레이가 결국 승리를 끌어내는 신바람이 나는 경기가 반복되면서 팀은 점점 단단해진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개최국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A조 3차전이 끝난 뒤 "위닝 멘털리티를 본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당시 경기에서 호주의 거대 관중의 함성, 야유에 맞섰다.
상대의 파상공세에 밀려 볼 점유율이 30%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끈끈한 수비와 골 한 방을 앞세워 결국 승리했다.한국은 그 길로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전혀 흔들림 없이 쾌승을 거뒀고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태극전사들이 내놓는 말에서는 자신감을 동반한 정신력의 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은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이 점점 단단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의욕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우리가 여러 어려움을 헤쳐 내고 결승까지 왔다"며 "따로 얘기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잘 준비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핵심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아예 이탈하고 선수단에 퍼진 열병 탓에 집단적 컨디션 난조를 겪는 악재를 만났다.
조별리그에서 라인업이 절반 이상씩 바뀌는 난국에도 꾸역꾸역 승리하다가 이제는 정예진으로 완전히 정상화했다.
오는 31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고됐다.
개최국의 경기를 응원하러 오는 수만 명의 관중이 함성과 야유로 경기 시작 때부터 한국 선수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개최국의 홈 이점을 의심하게 하는 심판 판정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다가오는 험한 분위기에 맞서는 한국 선수들의 자세는 적어도 말로는 흔들림이 없이 견고한 상태였다.
이정협은 "호주 관중에 기죽을 필요 없다"며 "한국 동포들도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별리그 3차전 때 기선을 제압하겠다며 결승골을 터뜨린 뒤 호주 관중석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거수경례를 했다.
수비수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는 석연찮은 판정이 있더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해결된다는 구체적인 자신감을 밝혔다.
애매한 오프사이드 판정이 있더라도 심판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끝까지 상대 공격수와 경합해 볼을 차단할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공격수 이근호는 "호주 선수들이 홈이라서 신이 날 것 같은데 우리는 그것을 역이용해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근호는 "결승전이기 때문에 최고의 투지를 불사르면서 최고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넘치는 자신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