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 서울사무소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중 6개 계열사의 인력 약 1천명을 삼성동 옛 한국전력 본사 건물로 입주시킨다.


한전 본사의 전남 나주시 이전에 따른 공백으로 주변 상권의 침체가 우려되자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조기 입주를 결정한 것이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위아 서울사무소 임직원 70여명은 2월2일부터 옛 한전 본사 건물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한전과 임대차계약이 체결됐으며 관련 공사 작업도 입주 전에 마무리된다.

현대위아에 이어 2월 하순에는 현대글로비스가 본사를 이전하고, 현대종합특수강(동부특수강) 서울 근무 인력들도 근무지를 옮긴다.
또 현대파워텍,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소속 일부 부문들도 상반기 내 입주를 완료한다.

이들 계열사는 기존 임대계약 등을 감안해 입주 대상으로 결정됐다.

한전 부지와 옛 본사 건물은 매입대금 납입이 완료되는 올 9월 이후 현대차그룹으로 소유권이 최종 이전된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 옛 한전 본사 건물을 활용할 계획이었다.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을 사용하면 임대료 등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인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조기 착공을 추진하려는 그룹의 방침 감안할 때 계열사가 입주하더라도 장기간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한전 본사의 지방 이전으로 인근 상권이 활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한전 본사 부지 인수자로 확정된 이후 삼성동 인근 건물의 매매가, 임대료, 권리금 등이 일제히 오르는 등 지역 부동산 경기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한전 본사 인력이 일제히 나주로 이전하면서 인근 상권은 침체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소유권 이전 시점까지 기다리지 않고, 계열사 일부를 조기 입주시키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변 상권에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건물 내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소유권 이전 이후 남은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