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가 어딘지를 놓고 추산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추월해 단독 1위를 차지했다"는 추산과 "삼성전자와 애플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공동 1위였다"는 추산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판매 대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반면, 삼성전자는 비(非)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체 휴대전화 판매 대수만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7일(미국 태평양 시간) 실적발표에서 이 회사 2015 회계연도 4분기(2014년 9월 28일∼12월 27일)에 아이폰 745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9일(한국 시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에 휴대전화 9500만대를 출하했으며, 이 중 스마트폰의 비중이 '70%대 후반'이라고 밝혔다. 계산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7100만∼7500만대라는 얘기가 된다. 반올림에 따른 오차를 감안하면 애플이 단독 1위인지, 삼성과 애플이 공동 1위인지 판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분석가들의 진단도 엇갈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리서치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 대수가 7천380만대였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애플이 시장점유율 단독 1위(202%)를 차지했으며 삼성은 2위(20.0%)로 밀려났다고 판단했다. 카운터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부문에서 이번에 애플이 앞선 것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일시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아이폰 포트폴리오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삼성은 정점을 지나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시기라는 점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이와 달리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과 애플이 각각 7450만대를 판매했고 시장점유율 19.6%로 공동 1위였다고 판단했다. SA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부터 2014년 3분기까지 세계 스마트폰 판매 대수 단독 1위를 차지했다.

다만, 판매 대수가 아니라 매출액으로 따지면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업계 1위라는 데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애플의 작년 4분기 아이폰 매출은 512억 달러(56조1천억 원)였는데, 이는 삼성전자 모든 사업 부문의 매출을 합한 것(52조7천억 원)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