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담을 갖고 오는 3월 효력이 만료될 예정인 러시아 제재 시한을 오는 9월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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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크림 병합 이후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의 개인과 기업에 대해 처음으로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취했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전이 악화하자 이 조치의 시한을 연장키로 한 것이다.
베르트 쿤더스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오늘 모든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제재 연장에 찬성했다"면서 "러시아에 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페 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회담을 마친 후 "EU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제재 대상을 확대하고 지난해 9월 체결된 평화협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추가 제재안을 마련하는 작업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회담에서 EU 외무장관들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놓고 이견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과 발틱 국가는 신속한 추가 제재를 원한 반면에 그리스, 이탈리아 등은 추가 제재 결정을 늦출 것을 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두고 EU 회원국 사이에서 균열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회담 후 나온 공동성명은 초안에 포함됐던 "추가적인 제재 조치"라는 문구를 빼고 다음달 12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적절한 조치"를 논의하겠다고만 명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할지는 다음달 12일 회의에 참석하는 EU 정상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EU가 러시아 기업들의 차환자금 조달을 제한하는 등의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 편, 그리스는 급진 좌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무조건 러시아 편을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번 회담에서 기존 제재 조치 연장에 찬성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의 책임이 있다는 규탄 성명에 서명하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
미국 정부는 EU의 대러 제재 연장을 "긍정적인 조치"로 평가하며 미국도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도 "추가로 취할 조치가 있을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제재 시점과 대상자는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평화협정 체결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사태는 이달 들어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재개하며 악화하고 있다.
지난 24일 마리우폴 폭격으로 민간인 30명이 숨지고 95명이 부상한 데 이어 28일에도 양측 교전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은 우크라이나 분리주의 반군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보고 러시아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