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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굳이 대중교통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곳만 골라 가야 하나?'
입춘이 바로 코앞이다. 이번 주말의 눈이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 기나긴 겨울의 끝이 저만큼 보이는 듯하다.
이렇게 겨울을 떠나보내기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면 4륜구동 차량으로 눈길을 신나게 한번 달려보는 건 어떨까.
이럴 때는 눈 덮힌 강원도 산길로 한번 달려보자. 임도를 갈 가능성이 높아 오프로드용 차량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차량과 반드시 한 조를 이뤄야 좋다. 조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코스도 있다. 강원도 횡성의 태기산은 초심자라도 약간의 모험심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에 '태기산'을 검색하면 양두구미재에서 끊긴다. 양두구미재에 다다른 뒤에는 왼쪽으로 급격히 차를 꺾어 올라가면 산정상 쪽이다.
길을 따라 태기산풍력발전의 풍력발전기들이 윙윙 잘도 돌아간다. 그만큼 바람이 강한 곳이지만 발전기들을 관리할 수 있게 한 덕분인지 길은 비교적 잘 닦여 있다.
뒤에서 따라오던 4륜 RV들이 우리 차량을 추월해 눈밭을 헤치며 정상 쪽으로 사라진다. 바퀴가 겉돌지 않도록 해 미끄러짐을 방지한 '안티 스핀 레귤레이터(ASR)' 버튼을 가동시켰다.
길이 닦여 있지만 눈이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그 차들이 낸 트레드 마크가 확실히 눈길에 박힌다.
실제 도심에서만 운전을 하다 눈밭에서 스노타이어가 만들어내는 트레드 마크를 보니 실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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륜 승용차여서 내심 자신은 있었지만 눈길에 방심은 금물이다. 간간이 등산객들이 백팩을 매고 올라가는 모습이 보여 속도를 늦춰야
했다. S자, C자 코스 등을 골고루 겪으며 차의 성능을 시험해 보며 눈 내린 언덕길을 치고 올라가는 맛이 쏠쏠하다.
끝까지 올라가면 군부대로 올라가는 코스다. 마지막 풍력발전기에서 차량을 돌려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긴장해 운전하다 보니 약간의 땀이 솟아 오른다.
태기산에서 내려온 뒤 긴장이 풀린다 싶으면 둔내로 들어가 얼얼한 막국수 맛에 빠져보기에 딱 좋다.
자그마한 식당 난롯가 옆 자리가 마침 비었기에 앉아 메뉴판을 보고 막국수를 시켰다.
바깥에서 육수를 떠왔는지 얇게 살얼음이 낀 막국수를 내 온다.
말로만 '맛집'이라며 떠들썩하게 광고하는 도시 식당들과는 다른, 소박하고 간결하지만 제대로 된 맛이다.
국물이 진국인 데다 먹으면 뚝뚝 끊어지는 메밀의 특성이 느껴진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설탕 범벅이 된 무늬만 막국수인 것들과는 차이가 나는 진국이다.
살얼음에 속이 얼얼해지면 이때는 주전자에 따스하게 데워져 내온 메밀차를 마시면 좋다.
만두까지 시켜 먹고 포만감을 느끼며 차에 오른다.
고속도로는 이미 스키장을 다녀온 사람들의 귀가 행렬로 만원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