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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지난 2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창의적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크라우드펀딩 관련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금융당국의 인가없이 등록만으로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온라인 소액 투자 중개업이 가능해진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하는 사업자들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되고 증권기관의 평가의견 없이
증권발행이 가능해진다. 즉, 각종 규제가 완화되어 사업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중소, 벤처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해외 크라우드 펀딩 자금 규모… 국내와 비교도 안돼
미국의 ‘킥스타터(kickstarte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국의 크라우드 펀딩 업체다. 웨어러블 스마트 시계를 제조하는 미국 스타트업 페블(pebble)이 이 업체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04억원을 유치했으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라는 게임용 가상현실 디바이스를 개발한 오큘러스(oculus)는 27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오큘러스의 경우, 크라우드펀딩 성공을 통해 페이스북에 2조원에 인수되어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사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신들의 제품을 성공적으로 런칭했을 뿐 아니라, 시장진출 이전 펀딩 참가자 그룹을 통해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효과를 보았다.
또한 다수의 참여로 자금 조달이 이루어지는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특허권이나
저작권과 같은 특별한 방안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선주문 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보호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서, 미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펀딩을
초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두 기업의 공통점은 제품이 출시되기 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잠재적 소비자들에 대한 ‘시장 조사’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면서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많은 대중들의 참여를 통해(크라우드소싱)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에게 크라우드펀딩이
굉장히 매력적인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국산 크라우드 업계, 스타트업의 도전을 기다린다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 ‘리버스’가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전 세계의 대중들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이면에는, 많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느껴 해외로 눈길을 돌렸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국내의 스타트업도 미국 못지않게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 리니어블(대표 문석민)은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대표 신혜성)에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미아방지 스마트밴드를 제조하는 리니어블은 지난 해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인디고고에서 투자유치에 성공한 후 2개월만에 국내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유치한 최초의 스타트업이 되었다. 전 세계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5.4조원인 반면, 국내 시장 규모는 400억 수준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리니어블의 성공 사례는 향후 헬스케어, 3D 프린터, 드론 등을 다루는 유망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고 볼 수 있다.
리니어블은 지난 11월 인디고고에서 우리 돈 약 4천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제품 단가가 개당 5달러임을 감안했을 때 약 8000명이 리니어블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외신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리니어블이 또 다시 국내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와디즈 신혜성 대표는 “2014년은 크라우드펀딩과 관련하여 이슈가 굉장히 많은 한 해였다”며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국내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내고 싶어 리니어블 측에 크라우드펀딩을 제안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리니어블 문석민 대표 역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국내에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와디즈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사례를 만들어 보고자 도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앞서 말했듯, 국내의 적지않은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유인즉슨,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스타트업과 같은 초기기업들이 벤처캐피탈과 같은 전통금융에서 투자유치를 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유망 제조/IT 스타트업들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본을 조달한 사례가 없어,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같은 유명한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에서, 리니어블과 와디즈의 사례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초기기업들이 충분히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리니어블은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스마트폰 기구디자인의 핵심 부분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업체(코스닥 상장, 매출 1조 규모)와 연결되어 걱정없이 대량생산을 진행하게 된 것은 물론, 제품의 질 향상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면서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많은 대중들의 참여를 통해(크라우드소싱) 보완해 나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