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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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출 증가보다는 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커졌다. 수출 증가율은 최근 5년만에 가장 낮은 0.5%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작년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2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종전 사상 최대인 2013년의 흑자 규모(811억5천만달러)보다 82억7천만달러(10.2%)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달 한은이 제시한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900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경상수지 가운데 상품수지는 흑자 규모가 전년 827억8천만달러에서 928억9천만달러로 늘었다.

수출(6천215억4천만달러)은 전년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수입(5천286억6천만달러)이 1.3%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수입은 2012년(-0.7%)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다.

수출 증가율도 2009년 마이너스(-15.9%)를 기록하고서 2010년 27.4%로 치솟은 뒤 2011년 26.6%, 2012년 2.8%, 2013년 2.4% 등을 거쳐 작년에는 0%대로 낮아진 것이다.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이와 관련, "불황형 흑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 "최근 수입 감소나 수출 증가율 둔화는 국내 경기와 상관없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적자 규모가 2013년 65억달러에서 지난해 81억6천만달러로 확대됐다.

운송수지와 건설수지 흑자 규모가 73억5천만달러에서 37억5천만달러로, 155억2천만달러에서 138억4천만달러로 각각 감소한 영향이 컸다.

여행수지 적자는 70억2천만달러에서 53억2천만달러로 줄고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 적자도 55억1천만달러에서 52억2천만달러로 감소했다.

급료·배당·이자 등 본원소득 수지는 102억달러의 흑자를 낸 반면에 송금 등 이전소득수지는 5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지난해 연간 903억8천만달러로, 역시 종전 사상 최대인 전년(801억달러)보다 늘었다.

무엇보다 증권투자 유출초 규모가 전년 93억4천만달러에서 336억1천만달러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외국의 채권이나 주식에 대한 투자는 전년 274억9천만달러에서 428억7천만달러로 늘었다.

이에 비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규모는 181억5천만달러에서 92억6천만달러로 줄었다.

직접투자 유출초 규모도 전년 155억9천만달러에서 지난해 206억6천만달러로 늘었다.

대출이나 차입 등 기타투자의 유출초는 전년 432억8천만달러에서 219억4천만달러로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유입초 규모가 전년 44억1천만달러에서 37억달러로 축소됐다.
작년 12월 국제수지는 경상수지가 72억2천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로써 흑자 행진은 2012년 3월부터 34개월(2년10개월)째 지속됐다. 현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간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월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월(113억2천만달러)보다 9.5% 줄었다.

상품수지 흑자가 전월 100억3천만달러에서 85억2천만달러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1억6천만달러에서 15억4천만달러로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연말에는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11월 1천만달러 흑자에서 12월 5억6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서고 운송수지도 3억3천만달러 흑자에서 1억8천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은 배당지급 증가로 흑자규모가 전월 16억7천만달러에서 11억8천만달러로 축소됐다.

작년 12월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98억달러로 전월(99억2천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증권투자는 전월 36억6천만달러 순유입에서 12월에는 28억2천만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직접투자 유출초는 전월 21억달러에서 13억5천만달러로 줄고 기타투자 유출초도 전월 78억달러에서 51억3천만달러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