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가 차세대 친환경차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국내 시판 가격을 전격 인하한다고 2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부터 대당 가격이 1억5천만원인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국내 판매 가격을 8천500만원으로 43.3% 낮췄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수소연료전지차를 구입할 경우 정부는 6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현대차가 가격을 내림에 따라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일반 소비자들이 수소연료전지차를 구입할 경우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아 8천500만원을 온전히 내야 한다.
현대차는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의 해외 판매 가격 인하도 검토 중이며 시장 상황에 맞춰 구체적인 인하폭과 시기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가격을 대폭 낮춘 이유는 그동안 수소연료전지차가 비싸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유럽에서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미국에선 리스를 활용해 일반 고객들에게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비싼 가격 때문에 국내외 통틀어서 판매량은 200여 대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10여 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따라서 이번 가격 인하조치는 수익성 감소를 감수해서라도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소연료전지차를 대중화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가 최근 광주시와 함께 출범시킨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이 활성화돼야 관련 사업이 활성화돼 부품가격을 낮출 수 있고 수소충전 인프라가 생겨날 수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전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구축했음에도 가격 경쟁력에 밀려 보급과 확산에는 일본 도요타에 밀리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된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는 일본 출시 가격이 세전으로 670만엔(한화 약 6천217만원)이다.
이에 힘입어 4인승 세단 미라이는 출시 한 달 만에 애초 판매 목표(400대)의 4배에 육박하는 1천500대가 계약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의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이번 가격 인하로 국내 세전 가격은 7천255만원으로 책정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엔화 약세 수혜를 누리고 있고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가격이 세단보다 통상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두 차량의 가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