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호주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예정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유로존 양적완화 발표 이후 싱가포르, 러시아에 이어 호주마저 완화 기류에 참여하면 아시아권의 통화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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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40분 현재 달러당 1,098.1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5.2원 내렸다.

역외 달러화 약세를 반영해 하락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호주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변동 폭을 최소화하며 호주의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발표 이후 확장적 통화정책에 동참하는 신흥국이 늘면서 호주도 완화정책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화된 상태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달러의 절상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통화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러시아가 기준금리를 17%에서 15%로 전격 인하했다.

호주중앙은행이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을 단행할 경우 아시아권의 통화전쟁이 가시화되며 한국도 추가 금리인하 압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완화정책 발표 이후 한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해지면서 역외시장에서 달러화 매수세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호주가 동결 결정을 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완화적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남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한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채권 매수 유입은 여전히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기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였다.

미 국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는 53.5로 3개월 연속 하락했고, 12월 건설지출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대비 0.7% 올라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반등과 그리스의 채무교환 제안은 국제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 완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 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호주중앙은행 통화정책 결정은 아시아 통화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목해야 한다"며 "다만 한국은 작년 두 차례 금리 인하를 한 데다 당국이 금리 인하에 강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역외에서의 추가 인하 기대가 다소 과하다는 느낌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시각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전장 뉴욕시장 대비 3.65원 내린 100엔당 935.55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