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 소재 AI 벤처기업인 '콘텍스트렐러번트'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푸르푸라의 말을 빌려 실리콘밸리의 AI 벤처기업 170여곳이 최근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50여년 전 처음 등장한 개념인 AI에 대한 투자가 이처럼 급증하게 된 것은 '빅데이터'란 슬로건이 나오면서 벤처기업가들에게 수많은 '꿈'을 심어준 게 주요 요인의 하나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빅데이터란 양, 주기, 형식 등이 기존 데이터에 비해 너무 커 종래 방법으론 수집, 저장, 검색,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를 뜻한다.
각종 센서와 인터넷 발달로 탄생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질병이나 사회현상 변화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2012년 창사한 이후 4천400만 달러(약 48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푸르푸라 CEO는 "AI는 현재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AI로 대박을 터트리려는 또 다른 벤처기업 '켄쇼'의 CEO 대니얼 내들러는 금융분석가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체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훈련하겠다는 야심적인 목표를 제시해 투자자들로부터 1천500만 달러의 투자를 끌어냈다.
내들러는 "기술적으로 보면 현재는 명령어를 컴퓨터에 그저 입력하는 시대에서 컴퓨터가 당신을 보고 배우는 시대로 대전환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I 벤처기업들도 어려움을 안고 있다.
이들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 구상을 도출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어떤 게 이윤을 가장 많이 낼 수 있겠느냐다.
최근 1천3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AI 벤처기업 '익스펙트랩스'의 CEO 팀 튜틀은 "수많은 AI 플랫폼이 스위스군(軍)의 칼들과 같다"며 "이들 플랫폼은 많을 것을 할 수 있지만 어떤 게 가장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AI 벤처기업들은 AI 분야에 이미 많은 투자를 해온 거대 기업인 구글, IBM, 페이스북 등과 피나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들 거대 기업은 AI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하는지를 비밀로 유지했다가 확보한 기술을 어느 특정 시점에 갑작스레 선보이며 자신들이 앞서 있다고 뽐내기 때문에 벤처기업들이 대처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대 기술기업들과 차별화하면 벤처기업도 여전히 생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튜틀 CEO는 "거대 기술기업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개발하려 하지만 우리는 기존 기술들을 이용해 특정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FT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AI를 활용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업종으로 헬스케어, 보험, 전자상거래, 컴퓨터 보안 및 사기 탐지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