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고작 담배 한 품목의 가격이 올랐을 뿐인데도 편의점품목의 매출이 요동치고 있다.


업계에 6일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담배 가격 상승 이후 담배 판매 수량은 전년대비 36.6% 수준 줄었다. 특히 국산 담배 판매량은 50.5%로 절반 이상 줄었으며, 외국 담배 판매량도 21.5%로 감소했다. 작년 1월에는 판매량 1~5위를 차지하는 제품이 모두 담배였으나 올해는 판매 순위 30위권 이내를 12개 제품이 차지하는 데 그쳤다.

재미있는 것은 소주와 맥주 등 술 판매량이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소주의 판매량은 8.3%가 품목별 판매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5%나 늘었다. 맥주 판매량 역시 17.0%로 늘어 주류소비 비중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이는 주류가 담배의 대체재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생수 판매도 10.3% 늘어 처음으로 판매순위 30위권에 삼다수가 올랐다. 사탕인 츄파춥스 역시 25위로 11계단 순위가 상승했고, 매출량이 적은 편이던 은단도 판매 수량이 2.3배 증가해 600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흡연 욕구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품목들이다.

금연으로 인해 심심해진 입을 달래기 위해 군것질거리를 찾는 고객이 많아져, 대용량 리필용 껌, 큐키류, 일반 스낵류도 각각 2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유독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캔커피인 레쓰비였다. 레쓰비는 함께 구매하는 상품의 1~3위가 모두 담배이며, 남성이 구매하는 경우가 81.3%나 되는 상품이라 담배의 보완재와 같은 성격을 가진다. 담배의 매출이 떨어지자 레쓰비의 매출도 함께 떨어진 것이다.

전체적인 캔커피∙병커피의 판매량이 1.1% 늘어난 데 비해 레쓰비 판매만 9.4% 감소한 것은 레쓰비가 갖는 상품의 특성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편의점 방문 고객에도 변화가 생겼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달 흡연자가 많은 30~40대 남성 방문 고객이 1.3% 줄면서 전체 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7%에서 37.4%로 낮아졌다. 세븐일레븐 측은  고객층 구성비가 전년도와 비교해 1% 이상 차이가 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