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새 정부가 '나치즘 척결'을 구제금융 재협상의 명분으로 내세워 독일을 압박하고 나섰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 땅에서 나치즘을
뿌리뽑은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라면서 "나는 귀국하면 국회에서 신나치가 아닌 나치 그 자체인 정당을 대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가 극우파의 위협에 맞서려면 독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는 지난달 총선에서 6.3%의 지지를 얻어 300석 가운데 17석을 차지, 제3정당으로 발돋움한 극우 '황금새벽당'을 겨냥한
발언이다. 반유대주의·외국인 혐오·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황금새벽당은 그리스 경제위기를 틈타 세력을 키웠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전날 출연한 독일 공영TV에서도 1930년대 경제 위기가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정치적 성장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도 독일이 이 점을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면서 "자부심이 강한 국가를, 일말의 희망도 주지 않은 채 너무 오래 모욕하면 내부의 긴장 상태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는 이날 새 정부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전날 그리스 국채의 담보 인정 중단을 발표한데 대해 새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자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앞 신타그마 광장에 5천여명이 집결, 정부의 재협상 노력에 힘을 실어줬다.
집
회에 참석한 한 30대 기술자는 AFP와 인터뷰에서 "(신타그마 광장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집회를 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신타그마 광장에서는 지난 2012년 그리스 경제위기가 정점에 도달할 당시 수차례 반정부 폭력시위가 벌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