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6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1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를 신용등급 하향조정 감시대상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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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는 지난달 총선 승리로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을 거부하자 지난달 28일 감시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S&P 는 애초 오는 3월13일에 신용등급을 조정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5일 기존 담보대출에서 예외적으로 인정하던 그리스 국채의 담보인정을 11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예정보다 빨리 하향조정했다.

등급하향의 이유는 새 정부가 채권단과 자금지원 프로그램 협상을 체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고, 그리스 시중은행의 유동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리스 정부가 충돌하는 채권단과의 합의를 도출 할 만한 증거가 보인다면 등급을 상향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과 협상이 연장되면 예금 인출(뱅크런) 등의 형태로 금융 안정성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S&P는 최악의 상황에는 예금 인출 제한 등의 자본통제 조치를 취하거나,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CB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여기서 한 단계 더 내려가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 등급인 'CCC+'가 된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오는 11일 그리스 채무 문제를 논의하고자 벨기에 브뤼셀에서 임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그리스는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는 오는 28일부터 새로운 협상을 체결할 5월 말 전까지 유동성을 지원하는 '가교 프로그램'을 제안할 예정이다. 반면, 최대 채권국인 독일 등은 기존 구제금융을 이행하라며 가교 프로그램에 부정적이다.

ECB가 오는 11일부터 그리스 국채의 담보인정을 중단함에 따라, 그리스 은행들은 '긴급유동성지원'(ELA)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유로그룹 회의 결과에 따라 신용경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