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은 저마다 당의 통합을 이끌 적임자를 자처하며 기싸움을 벌였고, 지지자들도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에도 아랑곳않고 목청을 높여 응원 대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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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원들은 전대를 계기로 당이 단합해 제1야당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여전히 계파간 대결구도가 부각되면서 적지않은 후유증을 예고했다.
. ◇ 후보별 막판 응원전 '팽팽' = 행사 시간 1시간 전인 12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주변은 후보들의 선전전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의 낮 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할 정도로 추운 날씨였음에도 전체 대의원 참석률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참석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후보간 기싸움도 팽팽하게 펼쳐졌다.
문재인 후보는 팬클럽을 중심으로, 박지원 후보는 지역구인 목포 대의원들을 중심으로 응원단이 꾸려졌으며, 행사장 정문의 '명당' 자리를 맡으려 경쟁하는 등 눈치작전도 치열했다.
후보 보좌진들 간에는 "실내에서는 구호를 하지 말자"는 합의도 했지만, 이를 아랑곳 않고 목청 대결은 계속됐다.
후보들은 이름과 기호가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행사장 입구에 서서 대의원들에게 팸플릿과 후보 명함을 나눠주며 마지막까지 지지를 호소했다.
1만석 규모의 행사장은 개회 선언 때는 절반도 차지 않아 썰렁했지만, 행사 중반에 들어서면서 꽉 채워졌다.
한편 과열된 선거 분위기 속에 일부 의원들은 특정 후보 옆에서 명함을 나눠주는 장면을 연출, '현역 의원은 캠프에서 직책을 맡을 수 없다'는 규정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 "사즉생, 총선승리"vs"계파독점 끝내야" = 후보간 불꽃튀는 경쟁은 정견발표에 이르러 정점에 달했다.
경선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인 문재인 후보와 박지원 후보는 이날 마지막 힘을 짜내며 양보없는 혈전을 벌였다.
먼저 연설에 나선 박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30년전 바로 오늘 귀국해 강한 야당을 만들었고 정권 교체를 이룩했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이 이런 모습인 것은 계파 독점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전대가 아니라 분당대회라고 할 정도로 당이 갈라지는 소리가 전국에서 들린다"며 "투표 하루 전에 룰이 변경되고 계파 동원도 난무했지만, 저는 계파도 지역도 줄세우기도 뛰어넘었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북송금으로 마취수술을 받고 눈이 이렇게 됐지만, 노무현 정부의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며 "계파는 없고 경륜만 있는 박지원이 총선·대선 승리로 가겠다. 당 대표를 꼭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맞서 문 후보는 이번 전대가 지나친 네거티브전으로 흘렀다는 지적을 감안해 "아름다운 경쟁을 하지 못해 부끄럽다"며 "제가 당의 분열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는 "흩어진 48%를 다시 모으겠다"며 "당 대표가 안되어도, 당을 살리지 못해도, 총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해도 저에게는 더
기회가 없으며, 우리 당을 이기는 당으로 만들면 저는 보람있게 정치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계파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친노라서 안된다고 생각하나. 호남이 아니어서 안된다고 생각하나. 대선주자여서 안된다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이제 (이런 편견을) 제발 넘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영 후보도 "대의원들 가슴에는 당권·대권 논쟁이나 여론조사 규칙보다 사라진 민생과 증발한 혁신을 향한 사명과 열정이 넘친다"며 "사생결단의 결기로 승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외쳤다.
◇원로 총출동…"통합·재도약의 길로" = 이번 전대에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는 물론 원로부터 일반 당원들까지 출동해 한목소리로 당의 통합과 재도약을 주문했다.
박
원순 서울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권노갑 김원기 송영호 임채정 정세균 이해찬 김한길 안철수 상임고문 등이
일찌감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새누리당 이군현 사무총장, 정의당 천호선 대표 등도 참석해
새정치연합의 새출발을 지켜봤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뽑는 우리들의 깃발을 들 새 기수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단결해야 한다"며 "하나로 똘똘뭉쳐 혁신 또 혁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전대 의장으로 선출된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도 "친노·비노의 갈등을 시민의 삶이란 용광로 속에 불사르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