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 대사 피습 후 체포된 용의자 우리마당독도지킴이 김기종(55) 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일 오전 7시 40분께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준비하던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오른쪽 턱과 왼쪽 손목을 큰 상처를 입혔다.

Like Us on Facebook

신촌세브란스병원 측 의료진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왼쪽 얼굴 광대뼈에서 턱밑까지 길 11cm 깊이 3cm의 상처가 생겼다. 이를 봉합하기 위해 80여 바늘을 꿰매야 할 정도로 큰 상처였다. 다행히 칼날이 안면 신경과 침샘 등 주요 부위를 빗겨나갔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왼팔의 손상 정도는 얼굴보다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꿈치 아래와 손목 사이인 전완부의 중간 부분이 칼에 의해 관통 당했다. 새끼 손가락에도 2~3cm의 상처가 생겼다. 

김 대표는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데, 살인미수 또는 상해 등의 혐의로 중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표에게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9년 전 발생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의 전례를 참고해 김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보다 피해 정도는 더 크다.

살인이나 살인미수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고의성'이 관건인데, 피의자가 살인의 고의성을 부정할 경우 흉기 종류와 공격부위·범행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김 대표는 25㎝ 길이의 과도를 사용했고, 리퍼트 대사를 밀쳐 눕히고 흉기를 휘두른 점을 감안할 때 살인미수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습격대상이 주한 미국 대사였다는 점에서 외국사절폭행죄가 적용될 수 있고, 강연을 방해했기 때문에 업무방해죄도 적용 가능하다. 

검찰이 테러·대공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수사지휘를 맡긴 만큼 '대공 용의점'이 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습격 사건에 배후세력이 있는 지, 또 김 대표의 반미 활동에 수상한 점은 없는 지, 그간의 활동 이력은 어떠했는 지 등을 철저히 전면적으로 살펴볼 방침이어서 또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그가 지난 2006∼2007년 8차례 방북한 뒤 반일에서 반미 중심으로 활동을 전환한 점을 감안할 때, 김 대표가 북한과 연계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통일문화연구소장으로 지난 1984년 3월25일 진보성향 문화단체인 '우리마당'을 창립했으며, 그동안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한미전쟁연습 등을 비판하며 1인 시위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범행을 저지르기 전인 최근에는 아이돌 공연 행사에서 소동을 부리고 팬클럽 회원들과 공무원을 때리고 시내버스를 가로막는 등 난동을 피워 입건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1월 30일 오후 6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공연 행사에서 아이돌 팬클럽이 행사를 위해 붙여 놓은 전단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소동을 부리고 팬클럽 회원들과 시비가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행사 점검차 나온 서대문구청 공무원들과도 승강이를 벌이다 폭행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별안간 도로로 뛰어들어 운행하던 시내버스를 막아서기도 했다.

결국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김 대표를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달 17일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으로 송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7월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회 도중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당시 일본 대사에게 지름 약 10㎝와 7㎝인 시멘트 덩어리 2개를 던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던 전적이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2월 13일에는 서대문구 창천교회에서 열린 신촌 번영회 정기총회 박원순 서울시장 강연회가 끝날 무렵 맨 앞줄에 앉아 있는 변모(55)씨의 왼쪽 뺨을 때려 상해 혐의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같은 해 5월에는 일본대사관에 일본 정부의 집단자위권 규탄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다 제지당하자 경찰에게 신발과 계란을 투척해 입건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6월에는 명동성당에서 열린 '6월항쟁을 기록하다' 출판기념회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나눠주려 하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이러한 난동을 여러 차례 벌인 끝에 전과 6범의 전력을 가지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