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셀마 행진' 50주년 바로 다음날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백인 학생들이 흑인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공개, 흑인 학생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9일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주 노먼에 있는 오클라호마대학의 사교클럽인 '시그마 알파 엡실론'(SAE) 회원들 가운데 백인 회원들이 버스 안에서 박수를 치면서 흑인을 비하하는 '니그로'라는 단어를 열심히 내뱉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이 학교 흑인 학생들에 의해 입수돼 온라인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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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방송은 이들이 버스 안에서 박수를 치면서 "니그로는 절대 SAE 회원이 될 수 없다"며 외쳤다고 소개했다.
이후 이 동아리 사무실은 정체 모를 공격을 받아 파손됐으며, 동아리 사무실 주변 벽에도 '즉각 여기를 떠나라'는 낙서가 뒤덮였다.
학부 중심인 오클라호마대학에서 백인은 전체 재학생 3만 명의 67%를 차지하고, 흑인은 5%에 불과하다. 그리고 SAE는 남북전쟁 직전인 1856년 미국 앨라배마 대학에 설립된 전국 규모의 사교클럽으로, 현재 1만5000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SAE 전국본부는 이번 일과 관련, 즉각 성명을 내고 "학생들의 수용할 수 없는 인종차별적인 행동에 사과한다"며 "우리 회원들이 저렇게 행동한 것이 역겹다"고 고개를 숙였다.
SAE 전국본부는 우선 이 학교 SAE 사무실을 폐쇄하는 한편 사건에 연루된 회원들을 징계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보런 오클라호마 대학 총장도 "동영상에 등장한 이들이 우리 학생들이라면, 이들의 행동은 우리 학교의 가치에 상반된 것으로 이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학교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해 사실이라면 이 동아리를 학교 바깥으로 내쫓겠다고 밝혔다.
오클라호마대학 흑인 학생단체인 '들리지 않는'은 "이 대학에서 인종차별주의가 여전히 살아 있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