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 학생회가 학생회관에 국기 게양을 금지하려다 학교측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물론 어바인 카운티 주민들의 시위를 초래해 캘리포니아 주 의회까지 나서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하는 큰 소동을 일으켰다.

10일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UC어바인 학생회 입법위원회는 지난 5일 6대4의 표결로 학생회관에서 국기를 포함한 모든 기를 달 수 없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미국 국기는 식민주의와 제국주의를 의미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학생회의 움직임은 처음에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트위터에서 토론 화제로 떠오르면서 찬반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된 탓에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학교 당국은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학생회 측의 국기 게양 금지는 와전된 것"이라며 "미국 국기는 교내에서 여전히 휘날리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회 집행부도 이날 오후 국기 게양 금지 발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오렌지 카운티의 주민들에게까지 알려지면서 이곳에 사는 베트남인들과 일부 참전용사들이 국기 게양 금지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시위까지 벌이고 나섰다.

결국 새크라멘토 주 의회에서는 9일 '주 정부의 지원을 받은 대학 내에서 국기를 게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 헌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 이 헌법 개정안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주민투표를 거치게 된다.

이 개정안을 발의한 베트남계 재닛 응우웬(공화) 주 상원의원은 "내가 이 나라에 이민온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 때문"이라며 "미국 국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