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인인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영어가 프랑스어를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면서 외국어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 문화 장관은 프랑스어 보호에 앞장서는 자리여서 펠르랭 장관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펠르랭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어 및 프랑스어권 주간을 맞아 "언어는 언제나 변화한다"면서 "과거 이탈리아어와 현대 영어 등 여러 언어가 프랑스어에 많은 새 단어를 공급했다"고 평가했다고 현지 라디오 RTL이 보도했다.
펠르랭 장관은 "프랑스어는 위험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문화부 장관으로서 외국어 침입을 막기 위해 효과도 없는 둑을 설치하는 것이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인들의 자국어 사랑은 아주 특별하기 때문에 펠르랭 장관의 발언은 더욱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프랑스는 1994년 프랑스어 보호법을 제정해 '마케팅', '이메일', '챌린지' 등 실생활에서 통용되는 외래어 사용을 제한하고 어겼을 때 처벌하도록 했다.
또 광고를 프랑스어로 하도록 했으며 외국어를 사용할 경우 프랑스어 번역을 함께 적도록 했다. 라디오 방송도 프랑스 노래를 일정 비율 이상 틀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인터넷 사용과 미국과 영국의 대중문화 확산으로 영어의 침투를 막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펠르랭 장관은 영어가 프랑스어 발전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단어를 풍부하게 해주고 자극을 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1973년 한국에서 태어나 출생 후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된 펠르랭 장관은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는 등 프랑스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은 수재로 프랑스어를 비롯해 영어, 독일어에 능통하고 이탈리아어로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