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
(Photo : wikimedia.org)
해마, 대뇌변연계의 양 쪽 측두엽에 존재하며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다.

과학자가 몰래 당신이 잠든 사이 당신 머릿속에 들어와 쓰라린 기억을 삭제한다면? 혹은 행복한 기억으로 바꾼다면? 최근 프랑스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중립적이던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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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척 연구에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French National Center for Scientific Research, CNRS)와 파리 고등물리화학학교(ESPCI)의 신경과학자들은 잠든 쥐들의 뇌에 한 쌍의 전극을 연결해 중립적인 기억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는 실험을 실시했다.

MIT의 신경과학자인 스티브 라미레즈(Steve Ramirez)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기억을 만드는 인지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뇌에서 공간에 관한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인 해마와 일명 "보상 중추"라고 불리는 부위에 전극을 각각 연결했다.

먼저, 이들은 쥐를 탐색영역에 풀어 놓은 후 뇌활동을 관찰했다. 탐색영역 내 다른 공간마다 다른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해마 내 다른 신경들이 반응했고 이는 공간정보가 저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어서 연구자들은 낮 동안 활동하며 얻은 각 공간에 관한 정보를 강화하는 밤 동안 해마의 활동을 관찰했다.

그들은 그 전날 특정 모퉁이에서 반응한 신경세포에 전극을 연결했다. 이어 기억이 처리되는 동안 쥐가 그 지점을 '음식'같은 보상과 연결시키도록 보상중추를 다른 전극을 이용해 자극했다.

이후 잠에서 깨어난 쥐들은 보상을 기대하며 바로 그 지점을 향해 곧장 달려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신경과학자이자 이 연구의 저자 중 한명인 Karim Benchenane 박사는 "잠자는 동안 주입된 학습이 각 지점에 관한 정서적 가치를 바꿨다. 깨어있는 동안 모든 공간은 진정으로 중립적이었으나 잠이 든 동안 학습을 받은 그들은 특정 위치를 보상과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흥미로운 두뇌의 작동방식에 관해 알 수 있다. 기억은 조각조각 저장되며, 두뇌의 한 영역은 기억에 관한 사실정보를 저장하는 반면 그 기억과 관련된 정서는 다른 영역에 저장된다.

미래에 과학자들은 인간 두뇌에 접근할 수 있다면, 그들은 외상성 경험에서 비롯된 정신적 외상이나 부정적인 정서를 지워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인간두뇌에 전극을 연결하는 데 따르는 위험성 때문에 이 기술을 인간에 적용하는 데에는 꽤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이 미래 기술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라미레즈는 "우리는 기술적인 빙산의 일각을 조금 만져본 것 뿐이며 인간에게 적용하긴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이 연구는 이러한 종류의 치료관련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환성적이며 소설적인 뼈대를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네이처신경과학저널(Journal Nature Neuroscience)을 통해 3월 9일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