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북부 도시 모론(Morón)에서 시위대가 공산당 본부를 공격하고 건물에 불을 지르려 한 가운데, 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쿠바 국영 언론은 총격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폭스뉴스(FOX)가 14일 보도했다. 

"자유를 달라" 구호 외친 뒤 총성

미국 매체 폭스뉴스 디지털이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시위대는 모론의 공산당 건물 앞에 모여 "리베르타드(Libertad·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영상에는 도로에 불이 붙어 있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가 불붙은 물건을 건물 쪽으로 던지는 장면이 담겼다.

쿠바 시위대 공산당 본부 방화 시도
(쿠바 시위대 공산당 본부 방화 시도. FOX 영상 캡쳐 )

잠시 후 총성이 울리고 한 젊은 남성이 쓰러지는 모습이 포착된다. 주변 사람들은 스페인어로 "그들이 쐈다! 총을 쏘고 있다! 쏘지 않겠다고 했지만 쐈다!" 라고 외치며 부상자를 옮기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시위가 격화되기 전 대규모 군중이 가로등이 꺼진 모론 거리에서 행진하는 장면도 확인된다.

정부 "총격 피해 없다"...5명 체포

쿠바 국영 매체 반과르디아 데 쿠바(Vanguardia de Cuba)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총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은 시위 현장의 일부 장면일 뿐이며,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기 위한 언론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5명을 체포했으며, 한 참가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넘어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영 신문 인바소르(Invasor)는 초기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이후 일부 참가자들이 공산당 건물 입구에 돌을 던지고 내부 가구를 끌어내 거리에서 불을 지르며 폭력 사태로 번졌다고 보도했다.

또 약국과 국영 시장 등 다른 공공 시설도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전·식량난 겹치며 민심 악화

최근 쿠바에서는 전력난과 경제 위기로 주민 불만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수도 아바나(Havana) 곳곳에서 장시간 정전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는 이른바 '카세롤라소(cacerolazo)'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쿠바 최대 발전소인 안토니오 기테라스 화력발전소(Antonio Guiteras Thermoelectric Power Plant) 고장으로 전국적인 정전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석유 공급 차단도 위기 심화

쿠바의 에너지 위기는 석유 부족으로 더욱 악화됐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등에서 쿠바로 향하는 석유 공급을 제한하면서 연료 수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는 미국 제재가 경제 위기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바의 미겔 디아스카넬(Miguel Díaz-Canel)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으며, 최근 3개월 동안 쿠바에 도착한 석유 수송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쿠바가 천연가스·태양광·노후 화력발전소에 의존해 전력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