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앞으로 4년 간 우크라이나에 175억 달러(155억 유로·19조7000억 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IMF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175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추가 지원안을 승인했다. 

이 중 긴급 지원금 50억 달러의 차관은 곧 지급할 예정이다. 또 100억 달러는 12개월 안에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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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지역에서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의 전쟁으로 심각한 경제·재정난을 겪는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국가부도에 처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다.

우크라이나는 몇 년 째 정치적 격변과 함께 지난 10개월간 동부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의 교전이 계속되면서 산업생산이 마비되고 최대교역국 러시아로의 수출길이 막힌 것은 물론 통화 가치가 기록적으로 떨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현금 보유고는 점차 줄어드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낸 이메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재정 긴축을 잘 유지해 왔으며, IMF의 차관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선결요건들을 모두 충족했다"며 "새로운 4개년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경제 안정을 지탱하고 견실한 중기 성장 회복을 위한 광범위한 경제 구조개혁을 가속하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은 우크라이나 국가채무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70%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대신 에너지 분야와 금융시스템을 바꾸고 부패를 척결해야 하는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지원은 문명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총리도 "IMF가 우크라이나의 개혁 진전을 평가해 확대 금융 지원을 결정한 것"이라면서 1차분 지원 금액이 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체뉵 총리는 또 IMF 지원금으로 경제와 금융 부문, 환율 등을 안정시키고 내년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동시에 세재, 사회, 경제 개혁과 규제 완화, 부패와의 전쟁, 국가 재정 부담 축소 등의 조치를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장관 나탈리야 야레시코는 "이번 지원이 75억 달러의 추가 지원에 대한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세계은행,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유럽투자은행(EIB) 등과 미국, EU, 스위스, 캐나다, 일본, 독일 등이 지원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의 대외 국가채무는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해 갚아야 할 채무도 1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환보유액은 56억 달러 수준으로 바닥 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