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화학 요법으로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탈모를 막아주는 '냉각모자'(cold cap) 요법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항암제를 투여받으면 대개 몇 주 내에 모발의 상당 부분을 잃어버리기 마련인데, 항암제를 투여받기 직전부터 투여받는 동안, 그리고 투여받고 난 뒤 길게는 4∼5시간 동안 냉각모자를 쓰면 모발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각모자 요법은 아주 차갑게 얼린 냉매가 들어 있는 모자를 장시간 쓰고 있는 방식으로, 냉각모자를 쓰면 모근이 동면 상태에 들어가 항암제 성분이 도달하기 어렵게 돼 모근의 파괴를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에 따라서는 항암치료 중 탈모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 효과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암 치료를 받는 여성들이 탈모로 받는 심리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고, 가발이나 모자로 머리를 가릴 필요성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냉각모자를 아주 차갑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적잖게 들고, 곁에서 가족 등 '도우미'가 냉각모자를 갈아줘야 하고,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자 몸에는 보온 담요를 둘러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또 유방암 같은 국지적 암 환자에게 효과가 있지만, 혈액암 환자 등에는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각모자 요법은 유럽에서는 이미 비교적 확산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인데다 보험 문제가 있어 아직 대중화 단계는 아니지만, 최근 캘리포니아 주립대 연구진이 냉각모자를 이용한 모발 보존법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고 여성 환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점점 대중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넬대 대학병원의 테사 시글러 박사는 "냉각모자 요법은 어려운 시기를 겪는 여성 암환자들의 사생활 보호와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