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가 국제 채권국 모임 '파리클럽'과 부채상환 재협상을 위해 접촉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파리클럽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20개 채권국의 모임이다.
쿠바는 일부 채권국이 자국 내정에 간섭한다며 지난 1987년 파리클럽에 대한 부채 상환을 중단했고, 양측은 지난 2001년 부채탕감 조건을 놓고 협상했으나 이견 탓에 결실을 보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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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양측이 이번에 다시 부채상환 재협상에 나섬에 따라 쿠바가 세계 경제에 곧 재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루노 베자르드 파리클럽 의장은 지난 6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쿠바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이 '화해' 작업을 하고 있으며 "몇 주나 몇 달 뒤에는 (부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자르드 의장은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쿠바와 채권국들은 이 일을 시작할 충분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쿠바가 파리클럽에 진 부채가 현재 150억∼160억 달러(16조9320억원∼18조608억원)가량 남았으며, 이 중 50억 달러는 프랑스가 빌려준 것이라고 추산했다.
프랑스 출신인 베자르드 의장은 프랑수와 올랑드 자국 대통령의 5월 쿠바 방문 준비를 위해 이번에 아바나를 찾았다. 이에 따라 올랑드 대통령의 방문 때 양측 간의 부채탕감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가 이번에 파리클럽과 대화에 나선 것은 자국의 문을 세계경제에 더욱 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쿠바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006년 실권을 쥔 뒤 투자 유치, 차관 도입 등을 목적으로 국제 신용도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는 최근 국교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는 등 개방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