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게이트를 집요하게 추궁하는 가운데, 이메일 게이트의 배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당시 국무부의 관용 계정이 아닌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유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캔들이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 전에 폭로된 점에 주목했다. 

재럿 선임고문은 1991년 시카고 시청에 근무할 당시 미셸 오바마를 자신의 비서관으로 채용하면서 오바마 부부와 인연을 맺어왔으며, 오바마 행정부에서 최장기간 실권을 행사하며 여전히 백악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재럿 고문의 이런 행동은 작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원 유세를 요청하지 않은 것을 클릭턴 전 장관의 작품이라 생각하며 보복 차원에서 이메일 스캔들을 일으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재럿 고문은 당시 클린턴 내외가 오바마 대통령을 민주당의 걸림돌로 묘사해 오바마의 당내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복수를 다짐했다고 한다.  

백악관과 가까운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과 재럿 고문은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자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 아래 재럿 고문이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비밀 회동을 하고 그들이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에 대항할 경우 백악관의 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축적한 지지·기부자 리스트를 클린턴 측에 넘겨주지 않았다. 오바마는 그동안 "민주당 내엔 클린턴 전 장관 외에도 대선 후보들이 많다"며 클린턴 전 장관 지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