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 출신인 미국 군인들의 모임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추진 중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미국 전쟁포로 출신 모임의 하나인 '바탄과 코레히도전투 미국 수호자 기념 연합회'의 잰 톰슨 회장은 17일 미국 상·하원의 재향군인위원회에 보낸 서면증언에서 "아베 총리에게 이번 상·하원 합동연설은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아베 총리가 과거 전쟁범죄를 사과하기 전에는 의회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ike Us on Facebook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은 역사적 화해가 될 수 있으며 그 첫 걸음은 과거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도쿄(東京) 전범재판의 유죄판결을 거부하는 아베 총리의 과거 진술들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톰슨 회장은 의회를 향해서는 "(사과를 한 후에야) 아베 총리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섰던 연단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초청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후 오바와 행정부와 국무부를 향해서도 "오바마 행정부와 국무부가 일본을 상대로 약속과 책임을 이행하도록 의회가 독려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톰슨 회장은 "미국 전쟁포로 출신들은 비인간적인 수감생활에 따른 전후 외상후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며 "하나는 '전투 피로증'(폭발의 충격을 자주 겪으면 저항력의 저하와 만성화로 정신적 피로와 불안증을 보이는 증상)을 인정받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정의를 세우고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미국 내에서 이 같은 역사가 잊히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역사가 수정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수정하고 전쟁포로와 관련한 미·일 간의 친선 프로그램을 중단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