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가정의 애완용 고양이가 사라진 지 2년 만에 2000마일(3219㎞)이나 떨어진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견돼 화제다.
18일 NBC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케빈'이란 이름의 이 얼룩무늬 고양이는 지난 2013년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앤더슨 시의 셰릴 월스라는 한 여성에 의해 입양됐다가 며칠 후 갑자기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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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항상 이 고양이를 집 안에 두었지만, 항상 슬픈 기색을 띠고 있어 하루는 바깥에 나가게 해주었고, 그렇게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케빈의 소식은 2년 동안 완전히 끊겼고, 고양이 주인인 셰릴 월스 씨도 케빈의 존재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케빈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2천 마일 이상 떨어진 애리조나 주와 캘리포니아 주의 주경계지역에서 발견됐다.
케빈은 당시 애리조나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로 이동 중이던 이삿짐 차량 '유홀'(U-haul) 트레일러를 타고 있었다.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의 주 경계지역에서 식품 및 농산물 검사관이 검사를 위해 차를 세웠는데, 거기에 케빈이 타고 있었던 것.
유홀을 운전한 여성운전사는 "고양이가 트레일러 안에 타고 있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어떻게 이 고양이가 차량에 탔는지도 몰랐다.
이 고양이는 발견 당시 심한 탈수 증세(애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 주 경계까지는 미국에서 가장 건조한 광야·사막지대 중 하나다)로 리버사이드 카운티 동물보호협회로 보내졌다.
이후 협회 측은 케빈의 체내 마이크로칩을 추적해 케빈의 주인인 월스 씨를 찾아냈다. 그리고 케빈은 팜스프링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사우스다코다의 그린빌-스파턴버그국제공항으로 날아갔다.
케빈을 되찾은 월스 씨는 "케빈을 다시 찾게 돼 너무 반갑다"면서 "이 녀석은 나보다 미국 내 주들을 훨씬 많이 돌아다니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동물보호협회 로버트 밀러 책임자는 "우리는 지금까지 엄청난 사연을 가진 동물들을 많이 다뤄왔는데, 케빈이 하나 더 추가됐다"면서 "우리가 주인을 알고 있고, 주인이 케빈을 원한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전했다.
NBC 방송은 "케빈은 극한의 방랑벽을 보였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케빈이 자신의 여행기를 공개하지 않는 한(?) 어떤 경로를 거쳐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캘리포니아 주까지 가게 됐는 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